기초연금 중심 공적연금 3원체계 제안



현행 국민연금의 세대간・세대내 형평성 문제 진단





공적연금 체계를 국민연금 중심에서 기초연금 중심으로 전환하는 제안을 담은 단행본 [내가 만드는 공적 연금]이 출간되었다(2016.9.20. 책세상). 저자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오건호 공동운영위원장(사회학 박사)은 노무현 정부의 연금 개혁 때부터 활발히 의견을 개진해 온 연금 전문가이다. 당시 민주노동당 정책전문위원으로서 국회 협상에 참여했으며, 이후 가입자단체 추천으로 국민연금기금실무평가위원회,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 국민연금의 제도, 기금, 재정 주제를 모두 다루어 왔다. 이 책은 그간 연구 작업을 응축한 결과이다.


저자는 진보적 시민단체에서 연금, 재정, 복지국가를 주제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선 다수 진보진영, 야권의 연금문법을 근본적으로 비판한다. 연금제도에 대한 오해와 진영 논리로 인해 공적연금의 실태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지 못해왔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저자는 현행 국민연금이 지닌 역진적 성격을 주목한다. 보통 균등급여(A급여)의 존재로 인해 국민연금이 소득재분배 제도로 소개되지만, 실상은 정반대이다. 국민연금의 높은 수익비(현재 평균 1.9)와 계층별 가입기간의 차이로 인해 상위계층일수록 국민연금에서 얻는 순혜택(순이전 몫)이 많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2007년 이전에는 상위계층의 순혜택이 더욱 컸고, 현행 ‘급여율 40%/보험료율 9%’ 체계에서도 상위계층일수록 가입기간이 길어 순혜택을 더 얻는다.


저자는 통상 제기되는 ‘용돈연금론’에 대해서도 다르게 접근한다. 2015년 평균 연금수령액이 48만원으로 적지만(10년 이상 가입자 기준), 이는 제도 요인(급여율)이 아니라 짧은 가입기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제는 공적연금이 국민연금 단일체계에서 국민연금/기초연금 2원체계로 전환되었으므로 연금액도 기초연금을 합쳐 평가해야 하며, 여기에 법정 의무제도인 퇴직연금을 공적연금으로 전환하면 공적연금의 수준은 더욱 상향될 수 있다. 이러한 진단에 따르면 작년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장한 '국민연금 대체율 50%론'은 현행 국민연금의 역진적 성격에 대한 몰이해가 낳은 결과이다.


이제 국민연금이 지닌 세대간, 세대내 형평성 문제를 직시하며 공적연금의 개혁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저자의 대안은 기초연금 중심의 공적연금 3원체계이다. 2007년까지 일반 시민에게 적용되던 공적 연금은 국민연금 하나였지만 지금은 기초연금이 있고, 사적 연금이지만 법정 제도인 퇴직연금도 커간다. 기초연금․국민연금․전환연금(퇴직연금을 공적연금으로 전환)의 3원 체계로 공적 연금을 설계하되 기초연금을 중심에 두자는 제안이다.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국민연금 급여구조뿐만 아니라 재정추계와 재정목표, 기초연금의 독소 조항, 외국의 연금체계 등 우리나라 공적연금을 이해하는데 유용한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기금 수익과 미래 세대 부담, 현재세대의 이중부담론, 출산율과 미래 재정 효과, 부과방식 전환 가능성 등 연금을 둘러싼 뜨거운 논점들도 정면으로 다룬다. 저자의 주장들은 책에 수록된 52개 도표에서 보듯이 심도있는 실증 자료로 뒷받침되고 있다. 책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현행 국민연금제도는 계층별 역진적 성격을 지닌다. 하위계층일수록 높은 급여율과 수익비가 적용되기에 소득재분배 제도로 여겨지지만, 실제는 높은 평균수익비와 가입기간의 계층간 차이로 인해 상위계층일수록 순혜택이 많다. 계층별 누진 급여율이 소득재분배라는 착시를 낳는 셈이다.


"균등 급여가 포함된 급여 구조는 계층별 재분배를 지향하도록 설계되었지만 국민연금제도의 순 이전 총량이 사실상 가입 기간과 연동된다. 이 때문에 가입 기간이 긴 상위 계층일수록 혜택이 큰 반면 중하위 계층은 혜택이 적고,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 계층은 오히려 혜택에서 배제된다. 국민연금의 수혜자, 특히 중상위 계층 가입자의 눈으로 보면 현행 국민연금은 괜찮은 급여를 제공하는 복지 제도이지만 국민 전체의 눈으로 보면 노동시장의 격차를 확대 재생산하는 역진적 제도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49~50쪽)


2. 노무현정부의 연금개혁은 우리나라 연금체계에 긍정적 결과를 낳았다. 국민연금만 한정하면 급여율 인하만 보이지만 기초노령연금 도입을 종합하면 기존 국민연금 단일체계가 지닌 세대내, 세대간 형평성 문제를 개선했다(그런데 당시 유시민 장관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로부터 '최악의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한 이유 중의 하나가 연금개혁이었다).


"2007년 연금 개혁의 핵심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국민연금의 급여율 인하를 꼽는다. 일반적으로 보수 진영에선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화를 일부 달성했다는 긍정적 의미에서, 진보 진영에선 국민연금을 용돈 연금으로 전락시켰다는 부정적 의미에서 이를 강조한다. 나는 2007년 연금 개혁에 대한 평가는 국민연금의 급여율 인하와 기초노령연금의 도입, 두 가지 변화를 종합적으로 담아야 한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2007년 개혁의 핵심 내용은 한국의 공적 연금이 국민연금 단일 체계에서 국민·기초 2원 체계로 전환된 것이다. 이 개혁은 우리나라의 공적 연금 역사에서 어떠한 의미를 지닐까? 답은 긍정적이다. 국민연금의 급여율만 보면 후퇴지만 2원 체계의 시야에서 보면 기존의 국민연금 단일 체계가 지녔던 세대 내, 세대 간의 형평성 문제가 개선되었다." (89~99쪽)


3. ‘용돈연금’ 용어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 현행 국민연금의 적은 수령액은 급여율이 낮아서가 아니라 가입기간이 짧아서 발생한 문제이다. 책임있는 대안 없이 등장하는 용돈연금론은 오히려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 조장에 일조할 뿐이다.


“보통 시민사회에서는 정부가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을 부추긴다고 비판한다. 급격한 보험료 인상, 기금 고갈론 위협 등이 그렇다. 하지만 시민사회 역시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용돈 연금론’이다. 현재 10년 이상 가입한 수급자들이 받는 평균 48만 원의 연금액은 결코 제도 탓이 아니다. 국민연금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 또한 이미 공적 연금의 2원 체계가 자리 잡은 상황에서 국민연금만을 가지고 연금 수준을 이야기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정리하면, 우리나라의 공적 연금의 급여 수준을 논의할 때 짧은 가입 기간을 무시하거나 기초연금을 빼고 ‘용돈 연금이다’라는 주장은 일면적이다. 보험료의 수준이 국민연금의 급여에 상응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책임 있는 대안 없이 등장하는 용돈 연금론은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을 키울 뿐이다.” (123~124쪽)


4. 출산율 상향이 국민연금 미래 재정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이다. 태어난 아이가 국민연금 가입자로 역할을 하려면 성인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초장기적으로 보면 더 많은 가입자는 더 많은 급여 지출을 의미한다.


"출산율이 국민연금의 미래 재정에 대한 불안을 개선하는 폭은 그리 크지 않다. 오히려 현재의 수지 불균형이 계속된다면 출산율의 상승으로 늘어난 가입자가 보험료 납부 시기에는 재정 안정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겠지만 이들이 수급자로 전환되는 시점에는 더 큰 재정 부담의 요인이 될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국민연금의 수지 불균형, 즉 수익비의 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재정 부담을 미래 세대에 넘기는 문제는 그대로 존재한다. 국민연금제도(급여・보험료)에서 초래된 재정 불안정 문제를 기금 수익으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부적절하듯이 출산율 역시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다." (152쪽)


5. 국민연금 대체율 50% 주장은 현행 국민연금의 세대내, 세대간 형평성 문제를 심화시킨다. 급여율이 오르면 상위계층의 순혜택이 더 늘어나고, 그에 따른 보험료율 인상이 동반되지 않으면 미래 세대 부담은 커진다.

 

"이 주장(50%론)은 정치적 공방에선 그럭저럭 여론에 호응하는 카드였을지 모르지만 막상 중대한 의사 결정을 하려니 논리가 궁색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방식의 활동은 명분은 공적 연금을 위한 활동이라지만 연금 개혁의 진로를 개척하는 데 무기력해 의도와 다르게 오히려 공적 연금을 향한 불신을 부추길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노동시장이 불안정하고 연금 격차가 존재하는 조건에서, 심지어 급여율 상향에 따른 보험료율의 인상 논의를 동반하지 않는 제안은 전향적 개혁안으로 보기 힘들다." (174쪽)


6. 기초연금 중심으로 공적연금을 개혁하자. 국민연금은 세대내, 세대간 형평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정비하고, 퇴직연금은 공적연금으로 전환하면 공적연금 3원체계가 구축될 수 있다.


"나는 고용 불안 시대에 연금의 사각지대에 대응하고, 국민연금의 계층 간 형평성을 개선하며, 미래 연금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기초연금 중심의 연금 개혁에 주목한다. 기초연금은 어느 연금보다 월등한 강점을 가진 제도이다. 기초연금은 국민연금의 가입 여부를 따지지 않기에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후 국민연금 가입자들도 가입 기간에 영향을 받지 않고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다. 또한 필요 재정을 그때그때 마련하는 부과 방식 제도이기에 노인 수, 급여율에 맞춰 연도별로 재정을 늘리는 연착륙을 가능하게 한다. 적립금을 쌓지 않아 기금 운용에 대한 부담도 가지지 않는다." (179쪽)


7. 기초연금을 보편주의와 선별주의를 결합한 복층형으로 설계할수도 있다. 이 유형은 기초연금 급여율을 대폭 상향하기 어려울 경우, 하위계층에게만 추가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기초연금 중심의 또 다른 연금 체계 유형은 기초연금과 함께 하위 계층 노인들에게 추가로 보충 연금을 지급하는 복층형이다. 보편적 노인 수당으로 기초연금이 존재하지만 기초연금만으로 생활이 어려운 노인에게는 사회부조형 보충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복층형의 대표적인 나라로는 덴마크, 캐나다가 있다." (186쪽)


8. 기초연금을 올리는만큼 국민연금을 낮출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기초연금 급여율을 현행 10%에서 20%로 인상하고(40만원), 국민연금 급여율은 현행 40%에서 30%로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이 유형은 기초연금의 급여율을 올리고 국민연금의 급여율을 낮춰 우리나라의 공적 연금 체계를 기초연금 중심으로 재편한다. 연금 재정의 측면에서 부과 방식의 기초연금을 강화하고, 국민연금 재정의 세대 간 형평성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미래 연금 재정의 연착륙을 도모할 수 있는 유형이다. 이 유형에서는 기초연금의 급여율 인상으로 소득 재분배 기능이 강화되므로 국민연금에서 균등 급여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 국민연금의 급여율이 낮아지는 만큼 보험료율의 인상 폭이 작아지므로 장기적으로 다른 유형에 비해 기금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00쪽) 

 

9. 국민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 여부를 미래 세대의 판단으로 미루어선 안된다. 그들이 세대간 계약이 공평했다고 여길 수 있도록 지금 우리 세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 이는 기초연금을 위한 복지증세, 국민연금의 수지균형 개선을 우리 세대에게 촉구한다.


“공적 연금을 논의할 때 많은 사람들이 미래 세대의 부담을 걱정한다. 그런데 공적 연금의 지속 가능성 여부는 결코 미래 세대의 손에 달려 있지 않다. 지금부터 우리 세대가 어떠한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공적 연금의 방향은 결정될 것이다. 공적 연금 개혁에서 현재 세대인 우리가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 하는 책임을 미래로 미루지 말자.” (219쪽)


   

차 례


책을 펴내며


1장 미래 아이들과의 대화

공적 연금과 연대 | 불신을 부추기는 연금 정치 | 공적 연금의 두 가지 숙제 : 보장성과 지속 가능성 |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과의 대화


2장 국민연금 다르게 보기

국민연금의 기본 구조 : 보험료율과 급여율 | 세대 간 형평성 : 급여에 미치지 못하는 보험료 | 국민연금의 비밀 창고 : 균등 급여 | 세대 내 형평성 : 국민연금 혜택의 계층별 역진성 | 누구의 눈으로 볼 것인가?


3장 국민연금의 미래 재정

연금 재정 구조의 두 가지 유형 | 재정 추계 2단계 작업 : 재정 진단과 재정 목표 | 국민연금의 재정 추계 결과 | 재정 목표와 필요 보험료율 | 단계적 연속 개혁


4장 기초연금의 불편한 진실

기초연금의 법적 위상 : 보편적 노인 수당 | 기초연금 산정 방식 : 소득인정액 | 기초연금의 네 가지 불편한 진실 | 기초연금의 제자리 찾기


5장 한국의 다층 연금 체계

2007년 연금 개혁 : 국민·기초 2원 체계 구축 | OECD의 연금 체계와 한국 연금의 특수성 | 급여율 비교의 어려움 | 한국의 다층 연금 체계


6장 연금을 둘러싼 8가지 오해

용돈 연금? | 개인연금이 국민연금보다 유리하다? | 국민연금 보험료를 낼 만큼 내고 있다? | 기금 수익이 있으므로 미래 세대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다? | 현재 세대는 이중 부담하므로 공평하다? | 연금 재정에 대한 불안, 기금 수익으로 대응하자? | 출산율을 높이면 미래 재정이 해결된다? | 서구처럼 부과 방식으로 전환하면 된다?


7장 국민연금 인상론의 한계

급여율 인상론의 근거 : 용돈 연금론 | 세대 간 형평성 : 후세대의 부담 증가 | 세대 내 형평성 : 급여율 인상의 계층별 격차 | 2060년 기금 소진 전망은 ‘경고’ 신호


8장 내가 만드는 공적 연금

기초연금 중심의 연금 개혁 | 외국의 기초연금 중심 유형 | ‘한국적’ 연금 개혁의 길 | 1단계 개혁 모델 : 기초연금의 내실화와 30만 원 | 2단계 개혁 모델 : 공적 연금 3원 체계와 기초연금 강화 | 연금 개혁과 필요 재정


9장 남은 과제 : 복지 증세와 노후의 재구성

세금, 피하지 말아야 할 숙제 | 노후의 재구성 | 우리 세대의 책임을 미루지 말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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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연금단행본출간_기초연금중심개혁20160922.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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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내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