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영유아보육법 제정으로 시작된 보육서비스는 가구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하다가 이후 보육료 지원 대상을 넓혀 드디어 2013년 만0∼5세 무상보육으로 보편화되었다. 이제 영유아시설을 이용하는 학부모는 누구나 아동연령에 따라 정해진 보육료를 정부로부터 동일하게 지원받는다.


2015년 기준으로 전체 아동 318만 명 가운데 67%가(어린이집 45.6%, 유치원 21.4%) 영유아시설(보육시설, 유치원)을 이용하고, 집에서 돌봐지는 0~2세 아동은 양육수당을 받는다. 여기에 지출되는 재정은 연간 14조로, 우리나라 사회지출분야 중에서 드물게도 OECD 평균 수준(GDP 1%)에 달한다.


그럼에도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학부모들의 불만은 높고 보육시설에서 아동학대와 안전사고는 드물지 않게 반복되고 있다. 무상 보편보육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학부모들의 추가부담 또한 적지 않으며 안심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는 학부모들의 불만은 높다.


현재 보육기관은 설립주체에 따라 국공립, 사회복지법인, 법인·단체, 직장, 가정, 민간 등으로 나뉜다. 전체 45,217개 보육기관 가운데 국공립어린이집은 6%, 민간과 가정어린이집은 86%다. 문제는 보육서비스의 질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에서 국공립보육시설과 민간보육시설 사이에 큰 격차가 있다는 점이다.


2015년 보육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육교사 경력이 국공립, 사회복지법인, 법인·단체의 경우 평균 6년 이상인데 비하여 민간어린이집은 2.8년, 가정어린이집은 1.7년에 불과하다. 월평균 급여도 국공립어린이집이 210만원으로 가장 높고 가정어린이집은 150만원으로 가장 낮다. 초임도 국공립은 약 178만원, 민간어린이집은 약 144만원, 가정어린이집은 139만원이다. 민간보육시설 보육교사 임금에 대한 정부 가이드라인은 법정 최저임금기준이 유일하다.


반면 국공립보육시설은 정부가 원장과 보육교사 인건비 기준을 책정하여 적용한다. 또한 보육교사 1인당 규정된 아동비율을 초과하는 초과보육의 경우, 국공립어린이집은 초과보육이 전면 금지되지만 민간보육시설은 초과보육이 허용된다. 학부모 추가부담 평균액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공립 유치원은 4만8천원인데 비해 민간유치원은 18만원, 국공립보육시설은 8만원인데 비해 민간어린이집은 12만5천원이다.


이러니 국공립보육시설에 대한 학부모들의 선호는 나날이 커진다. 저렴하고 믿을만한 시설로 국공립시설을 선택하는 것은 국공립보육시설에 대한 정부지원(시설건축비, 인건비 기준에 따른 보육교사 보수 등)과 회계와 운영에 대한 정부규제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정책 체감도를 높이고,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명분으로 보육바우처를 이용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시행하고 있다. 정부 스스로 보육의 시장화를 조장해온 것이다. 적은 비용으로 다수의 공급자를 확보하려는 정부정책의 결과로 양산된 영세한 민간, 가정보육시설들이 보육료지원과 특별활동비로 운영비, 투자회수 그리고 수익까지 추구하는 구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보육서비스의 질을 높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제 이용자에 대한 보육료 지원만으로는 더 이상 보육의 질을 높일 수 없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선호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국공립보육시설에 대한 선호를 반영하듯, 대통령 후보들은 입을 모아 국공립보육시설 확충을 주장한다. 우리나라 보육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공급구조의 성격을 바꿔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의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문재인 후보는 국공립보육시설 이용아동 비중을 40%까지 올리겠다고 말한다. 유승민 후보는 국공립, 법인, 직장, 공공형을 포함한 공공보육시설을 현재 28%에서 70%까지 확충하겠다고 한다. 단설유치원 설립제한을 언급하여 비판받은 안철수 후보는 자신의 진의는 병설유치원 확대로 공공유치원 이용아동을 40%까지 높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국공립보육시설 이용아동은 전체의 11%를 약간 넘는다. 누가 집권을 하든지 현재의 4배가 넘는 아동이 국공립보육시설을 이용하게 되는 것이고 적어도 현재 국공립보육시설은 몇 배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환영할만한 보육정책 공약의 실효성을 더하기 위해서는 국공립보육시설 확충을 위한 재정계획이 같이 제시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 국공립보육시설을 직접 운영하여 보육교사의 질을 높이고, 아동안전을 보장하는 조치를 시행하여 보육서비스 공급의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


보육의 공공성은 국가가 시설만 짓는다고 또 재정만 투입한다고 저절로 보장되지 않는다. 보육환경은 물론이거니와 보육인력의 교육과 질, 보수와 노동조건, 보육교사가 담당하는 아동수 등 개선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이제 보육서비스는 공공재원으로 이루어지는 공적 서비스이고 이를 질 높게 유지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이며, 가족과 아동, 나아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명실상부한 공보육을 확충하기 위해 현행 민간중심 보육서비스 공급구조의 혁신이 필요하다. 이 출발은 국공립시설 확충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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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만복_공약제안1호(보육)20170413.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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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내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