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 이 경 환



13일(목) 저녁 내만복학교 2강, 노동복지공약 검증 수업을 들었습니다. 대선에서 정책 검증이 어렵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선거가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실시간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후보들의 정책을 파악할 물리적 시간이 정말로 촉박합니다. 추상적인 언급 수준에서 그친 공약도 많았습니다. 물어보기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정책을 구상한 책임자를 파악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성실히 준비해주신 남재욱 정책팀장님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수업은 노동복지 분야의 현항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후보별 공약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한국의 표면적인 실업률은 낮습니다. 하지만 이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많기 때문입니다. 공식적인 실업자수가 114만명인데, ‘쉬었음’ 인구는 170만명으로 더 많습니다. 실업급여 정책의 사각지대가 넓어서 ‘쉬었음’으로 응답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습니다. 이는 향후 실업급여의 사각지대가 완화된다면 실업률 지표가 올라갈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통계의 마술 같습니다. 무급가족종사자도 106만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노동시장의 이중화와 불안정성의 위험도 큽니다. 흔히 알려져 있는 정규직/비정규직 간의 소득 격차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이를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잘 알려지지 않은 면이 드러납니다. 300인 이상 규모 사업장의 정규직 소득을 100으로 볼 때, 같은 규모의 비정규직 소득은 92입니다.(OECD, 2013) 5인미만 사업장의 정규직은 50, 비정규직은 37라고 합니다. 따라서, 노동시장 이중화의 문제는 고용형태 뿐 아니라 기업규모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반면 한국의 노동 유연성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노동시장 유연성의 결과 지표인 평균근속기간을 보면 한국은 5년을 겨우 넘는 수준입니다. OECD에선 최하위권이고 그만큼 노동시장에서의 이동이 활발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불안정한 노동시장은 노동법과 사회보장법 바깥에 있는 비공식 고용 규모를 크게 만듭니다.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12%에 달한다는 노동법의 사각지대가 그만큼 넓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같은 노동시장을 보호하는 보장제도는 고용보험입니다. 하지만 사각지대, 낮은 보장성, 고용서비스 전달체계 및 프로그램 비효율성의 문제 등이 있습니다. 실업급여의 사각지대는 낮은 수급률과 낮은 가입률에 기인합니다. 수급조건은 18개월 중 180일 이상 취업자입니다. 세계적 기준으로는 수급조건이 관대한 편에 속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앞서 한국의 노동시장 이동성이 세계 최고수준임을 감안하면 이마저도 완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사각지대 뿐 아니라 보장성도 약하다고 합니다. 실업급여 수급기간이 짧아서 재취업 전까지의 생계보장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합니다.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ALMPs) 지출 수준도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직접 일자리 창출과 고용 장려금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직업알선 서비스나 직업훈련에 지출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주변적이라 합니다.


한국의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OECD 기준 한국의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24.7%입니다. 근로빈곤 정책은 최저임금과 근로장려세제(EITC)가 있습니다. 다행히도 최저임금의 급여수준 문제는 1만원 수준으로 사회적 합의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더 심각한 점은 최저임금의 미준수 문제입니다. 적발률이 낮고 처벌이 가벼워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합니다. 근로장려세제의 경우 연1회 사후지급 방식으로 인해 소득보충이란 정책취지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급여수준도 현행 연 87만원 수준으로 낮습니다.




한국의 산업재해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의 산재율은 지난 10년간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업재해 은폐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망의 경우 숨기기가 어렵지만 다친 건 숨기기가 쉽습니다. 산재율이 높은 기업의 경우 불리한 평가를 받기 때문에 산재은폐는 빈번히 일어난다고 합니다. 또한 조선, 철강, 자동차, 화학 등 고위험업종을 조사 결과를 보면, 위험한 업무를 하청에 떠넘겨서 원청의 산재율을 떨어뜨리는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심각합니다.


산재보험 개선 방향은 포괄성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입니다. 특수형태근로의 경우 산재보험 당연가입을 하고 있으나 이탈이 가능합니다. 사회보험의 경우 강제가입이 보장되지 않으면 정책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합니다. 따라서 법적 적용범위의 사각지대 해소 대책이 필요합니다. 업무상 재해를 산재로 인정하지 않는 문제도 있습니다. 출퇴근 재해나 감정노동으로 인한 직업병도 폭넓게 산재로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청의 산재관리 책임 강화도 위험의 외주화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로 많이 언급하는 대안입니다.




수업의 후반부는 후보별 공약을 보장성, 포괄성, 정합성, 현실성이란 4개의 기준을 갖고 평가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문재인 후보의 경우 공약이 전반적으로 구체성이 떨어집니다. 추상적 원칙 수준에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감정노동자 보호법, 근로감독관 ‘노동경찰’화 정도가 눈에 띄는 정책이었습니다.


홍준표 후보의 노동복지 공약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어서 평가가 곤란한 상황입니다. 다만, 최저임금 1만원에 동의하고 있고 2022년까지 달성한다는 점은 눈에 띱니다.


안철수 후보는 직업훈련을 강조하는 점이 특징입니다. 특히 공약별 재원 방안을 제시하는 점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 직업훈련체계를 혁신하고 사회복지고용공단 서립 등 ALMPs 쪽에 관심을 크게 쏟고 있습니다.


유승민 후보는 공약의 구체성이 높습니다. 실업급여 개선의 구체성이 특별히 눈에 띱니다. 대선 후보들 중 유일하게 외험의 외주화 방지를 강조하는 것도 평가해줄만 합니다. 다만 관련하여 “동시작업 금지”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지 논란이 있다고 합니다.


심상정 후보의 공약은 가장 구체적이고 혁신적입니다. 다만 혁신성으로 인한 실현가능성의 문제가 있습니다. 실업급여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수급조건 완화, 초단시간근로자 가입 허용 실업부조 도입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청년사회 상속제, 시간제 노동자 최저임금제 120% 등이 관심을 끕니다.

노동복지 분야는 연관되는 범위가 넓어서 사회안전망을 중심으로 살펴봤습니다. 대선이라는 선거의 특성상 대선후보가 디테일하게 정책을 제시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책은 해당 후보가 관련 분야의 문제점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게 해줍니다. 더불어서 후보의 문제해결 의지를 짐작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과거 대선 레이스가 적어도 선거를 5~6개월 앞두고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요즘의 하루의 가치는 과거의 3~4일에 맞먹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큼 매일매일 새로운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내만복 대선후보공약 검증학교가 없었다면 혼자의 힘으로 따라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벅찬게 현실이었습니다. 공약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과 관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 수업은 의미가 있습니다. 좋은 강의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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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내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