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 의료보험, 시간 흐를수록 보험료 폭탄

- 병원비 해결은 사보험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이 답 -

올해 4월부터 실손형 민간의료보험 보험료가 인상된다. 민간보험회사는 30~40% 인상을 요구하고 금융감독원은 10~20% 수준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 이번에는 금융감독원 방안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올해 보험료 인상 줄다리기에서 확인되듯이 앞으로 매년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의 급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왜 서민의 병원비 걱정을 덜어준다던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이 오히려 보험료 폭탄으로 변신하려는 것일까? 이 이슈페이퍼는 애초 실손형 민간의료보험 상품 자체가 시간이 흐를수록 보험료 폭등을 예고하고 있었다는 점을 밝힌다. 처음 가입때는 보험료가 1~2만원에 불과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수십만원으로 오르게 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고령화시대를 맞아 소득에 따라 보험료를 부과하고 질환에 따라 급여를 제공하는 국민건강보험만이 병원비 해결의 유일한 방안임을 강조한다.

1. 의료비 걱정 덜려 가입한 실손보험, 알고보니 보험료 폭탄

최근 들어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보험료 갱신 시점에 이르러 보험료 폭등 이야기에 놀라고 있다. 실손보험은 건강보험 부담분을 제외한 본인부담을 보상해주는 민간의료보험으로 보통 3년마다 갱신되는데, 갱신시점에 이르러 보험료 폭등 조짐을 보인 것이다.

실손보험 전국민이 하나씩 가입

현재 전체 진료비의 60% 정도는 국민건강보험이 책임져 주지만 나머지 40%는 본인이 직접 부담해야 한다. 가벼운 질환으로 진료를 받을 시엔 부담이 되진 않지만, 큰 병이라도 걸리면 치료비가 수백~수천만 원에 이르기도 해서 가족이 쑥대밭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보니 암보험, 실손보험 등 각종 민간의료보험에 하나 이상씩 가입하고 있다. 이중 실손보험은 2006년 이후 본격적으로 판매되었고, 2,600만명이 이상이 가입하고 있다. 60세 이상이나, 만성질환자들의 경우,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못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국민들이 실손보험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3번 갱신만에 3배 증가, 보험료 폭탄되다.

그런데 요즘 민간의료보험의 대표 상품인 실손보험이 갱신시점에 이르러 가입자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다음은 이에 대한 최근의 언론 기사들이다.

실손보험 갱신폭탄 `비명`…대체 얼마나 올랐길래: 40세 남자 보험사별 평균 인상률 35~52%…LIG 가장 높아 (이데일리 2012. 3.13)

실손의료보험 `인상폭탄` 예고: 새 위험요율 3년만에 반영… 4월부터 보험료 최대 40% 오를 듯 (디지털 타임스 2012. 2.15)

실손보험 갱신보험료 인상 폭탄…담합 여부 조사 필요 (뉴스와이어 논평 2011. 9.29)

2,600만 실손 의료보험, 보험료 갱신폭탄 우려: 8천원씩 내던 보험료, 9년만에 3배로 ‘껑충’ (연합뉴스 2011.9.26.)

관련 기사에서 언급된 사례에 의하면 실손보험이 3번 갱신 만에 보험료가 무려 3배로 껑충 뛰었다고 한다. 예로 3만 2,776원이었던 보험료가 9년만에 10만 1천212원으로 껑충 뛰었다는 것이다. 의료비 걱정을 덜까 해서 가입한 실손 보험이 보험료 폭탄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의료비 걱정이 아니라 보험료 걱정을 해야 할 판이다. 도대체 어느 정도나 되길래 이런 기사가 쏟아지는 걸까.

2. 갱신마다 폭등하는 실손보험, 노후에는 수십만원

이제 실손 담보 보험료가 갱신 시마다 어느 정도씩 오를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민간 의료보험은 철저히 개인위험률에 기초하여 보험료를 부과한다. 보험료부과에서 가장 크게 작용하는 요인은 ‘나이’다. 따라서 나이가 많아질수록 보험료가 인상된다.

100세까지 보장해준다는 실손보험료, 40세엔 월 8천원, 79세엔 25만원

<표 1>은 보험회사를 감독하는 금융감독원이 2010년에 작성한 자료로, 실손보험 갱신 시 보험료가 어떻게 인상되는지를 보여준다. 연령증가에 따른 위험률만을 반영할 경우 40세 남성은 가입시 8,194원의 보험료는 갱신 시마다 대략 15~21% 내외로 인상된다.

<표 1> 경과기간별 실손의료비 담보 갱신보험료(예시. 2010)

(단위: 원, %)

경과기간(연)

40세

43세

46세

49세

52세

55세

58세

연령증가 반영

8,194

9,403

10,839

12,955

15,671

18,714

22,451

증가율(%)

14.8

15.3

19.5

21.0

19.4

20.0

연령증가 + 10% 위험률 증가 반영

8,194

10,343

13,115

17,243

22,944

30,139

39,773

증가율(%)

26.2

26.8

31.5

33.1

31.4

32.0

- 출처: 금융감독원(2010), “갱신형 실손의료비 보험 및 정기보험 가입시 유의사항” (2010. 6.28)

- 주) 40세 기준(100세 만기), 종합입원의료비(5,000만 원), 종합통원의료비(50만 원, 외래 25만 원, 약제 5만 원) 담보 위험보험료(3년마다 갱신)

하지만 실제로는 연령증가 외에 인상요인이 작용한다.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의료수가 인상, 신의료기술의 도입, 행위별수가제로 인한 진료량 증가, 질병구조의 변화 등 때문이다. 따라서, 연령 외의 요인도 반영해야 하는데 금융감독원은 연령증가 요인 외의 기타 요인으로 10%정도 추가인상요인이 발생하여 갱신보험료는 대략 26~33%씩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 40세 남성의 갱신보험료는 8,194원이지만, 3번 갱신한 후인 49세에는 1만 7,243원으로 2배가 조금 넘게 인상되고, 6회 갱신 후인 58세가 되면 또다시 2배가 넘게 인상되어 3만 9,773원으로 오른다.

<표 2> 60세 이상 추정 실손보험료

(단위: 원)

경과기간(연)

61세

64세

67세

70세

73세

76세

79세

82세

갱신마다 30%씩 증가할 경우

51,704

67,216

87,381

113,595

147,674

191,976

249,569

324,440

금융감독원은 58세까지만 추정했지만, 정작 문제는 그 이후다. 실손보험은 보통 ‘100세보장’임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100세까지 갱신이 보장된다는 의미이다. 금융감독원의 예측대로 갱신마다 평균 30%씩 증가한다고 할 경우, 58세 이후 실손보험료는 <표 2>와 같다. 40세 남성의 실손보험료는 20년 후인 61세에는 초회 보험료의 6.3배인 5만 1,704원이 되고, 40년 후인 79세에는 약 25만원으로 무려 30배가 넘는다. 이것은 금융감독원의 시뮬레이션을 그대로 적용해본 것이다.

44%씩 증가하는 실손보험료, 70세엔 30만원, 80세엔 90만원

그런데 정작 문제는 실손보험료는 갱신시에 30%씩 증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의 기사에서 보듯이 실제 실손보험료는 무려 35~54%정도 증가하였다. 30%증가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실손 보험료는 3번 갱신후에 3배가 인상된 것으로 나와 있다. 만일 실손 보험료가 금융감독원의 예상대로 갱신 시마다 30%씩 인상된다면, 3번 갱신 후에는 2.2배(1×1.33)만 증가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3배로 증가하였다. 어찌된 일인가?

이것은 실제 실손 보험료 인상폭이 금융감독원의 예상 시나리오보다 더 증가하였음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의하면 43세 남성의 갱신시 보험료 증가율은 44%였다. 갱신 시마다 실손보험료가 44%씩 올라야 3번 갱신(9년 후)하면 3배(1×1.443=2.98)가 된다. 그렇다면 노후에 보험료는 도대체 얼마나 오를까? <표 3>에서 보듯이, 이럴 경우 8,194원을 내야하는 40세 남성은 61세에는 7만 3,000원을, 70세에는 22만4,000원을, 82세에는 9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표 3> 갱신주기마다 44%씩 증가시 실손보험료 추정

(단위: 원)

경과기간(연)

40세

43세

46세

49세

52세

58세

61세

갱신마다 30%씩 증가할 경우

8,194

11,799

16,990

24,465

35,229

50,729

73,049

64세

67세

70세

73세

76세

79세

82세

105,190

151,473

218,121

314,094

452,295

651,304

937,877

실손보험의 악순환: 의료량 증가 -> 건강보험 재정 압박 -> 실손보험료 인상

실손 보험료의 증가추세를 보면, 건강보험 재정의 증가보다 가파르다. 이는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이 낳은 도덕적 해이 때문이다. 실손보험은 의료이용을 하지 않는다고 보험료를 돌려주지 않는다. 의료이용을 하든 하지 않든 간에, 보험료는 들어간다. 가입기간 동안 보험혜택을 보지 못하면, 결국 보험료만 버린 셈이다. 그러다보니 가입자가 기회가 되면 의료 행위를 받으려 한다.

물론 실손보험 가입자가 값비싼 민간 의료보험에 가입한 데 대한 충분한 혜택을 누리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경제적인 행위이다. 진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가로 보험료를 내었으니 그만큼 추가적인 혜택을 보기 위해 의료를 과잉이용하기 마련이다. 즉, 실손보험에 가입한 경우, 가입하지 않은 경우보다 도덕적 해이가 더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런 도덕적 해이는 실손보험의 손해율을 높이게 된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보험회사들은 보험료를 다시 대폭 인상한다. 보험료가 인상되면 가입자는 비싸게 낸 보험료만큼의 혜택을 보려는 동기가 더 강해진다. 결국 이런 도덕적 해이와 실손보험간에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3. 노후 의료비 대응, 실손보험으로는 사실상 불가능

30~40대의 젊은 층이 실손보험 가입할 시점에서는 보험료가 1~2만원에 불과하여 해당 연령의 국민건강보험료보다 더 저렴하게 느껴진다. 사실 이는 민간보험료가 저렴해서가 아니라 질병위험이 그만큼 낮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령의 증가에 따라 보험료는 급격히 증가한다. 의료비 지출의 대부분은 노인층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의료비지출의 대부분은 고령층에서 발생

아래 <그림 1>은 300만 원 이상의 고액 진료가 나오는 환자들의 수를 나타낸 것이다. 30대의 경우 1만 명당 고액 진료는 불과 100~200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60세 이상부터는 1,000~2,000명이 넘는다. 30~40대에 비해 10배 이상 급증한다. 의료비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급증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림 1> 2008년도 연간 300만원 이상 고액진료환자수 (1만명당)


보건사회연구원이 시행한 생애의료비 연구에 의하면, 생존자 1인당 생애의료비는 각각 1억 3천만원, 1억 2천만원이었다. 그런데 생애의료비 중 65세 이상의 노령층에서 전체 의료비의 69%, 64%를 사용한다. 즉, 의료비 지출의 대부분의 노인층에서 발생하는데, 민간의료보험은 개인 위험률에 기초해 보험료를 책정하므로 연령에 따라 보험료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노후엔 소득이 없어 보험료 부담능력 사라져 결국 대규모 해약사태로

정작 더 큰 문제는 노후에 민간보험료는 급증하는데, 이를 감당할 능력이 노인에게는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정년퇴직은 55세에서 60세 사이에 보통 이루어진다. 은퇴이후의 노후소득은 국민연금 정도가 전부다. 그조차 65세 이상부터 지급된다. 연금소득이 없다면, 보통은 자녀가 주는 용돈이나 10여만원에 불과한 기초노령연금이 수입의 전부일 것이다.

정년퇴직 이후 소득은 급격히 줄어드는데, 실손보험료는 수십만원으로 껑충 뛴다.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노인층은 거의 없다. 민간보험회사들이 60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보험을 판매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를 알면서도 보험회사는 마치 실손보험으로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광고를 해댄다. 결국엔 보험료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대규모의 해약사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지금도 민간의료보험의 해약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암보험의 경우 가입 5년이 지나서도 계약을 유지할 확률은 경우 55%에 불과하다. 절반 정도는 5년도 안되어 해약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보험료 부담이 커지는 노후에 실손보험을 유지할 수 있는 국민은 거의 없다.

4.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민간의료보험 대신 국민건강보험이 답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실손보험은 결코 의료비 걱정을 덜어주지 못한다. 오히려 연령이 증가할수록 보험료가 급격히 증가하여 보험료 폭탄이 되어 돌아온다. 노후에는 소득이 없는데, 보험료는 급증하니 이를 감당할 국민은 거의 없다.

민간의료보험으로 복지국가는 불가능, 오히려 보험료폭탄만 초래

보험회사는 젊고 건강한 사람만을 선별적으로 보험에 가입시킨다. 노인과 만성질환자들은 보통 거부대상자이다. 문제는 정작 이들이야 말로 의료비 지출 부담이 크다는데 있다. 이렇게 실제 의료혜택이 필요한 사람과 보험간에는 괴리가 발생한다. 또한, 민영의료보험의 보험료 중 상당한 액수가 사업비 등으로 보험회사 몫으로 빠져나간다. 결국, 가입자의 몫이 줄어든다. 암보험의 경우, 지급률을 계산해보면 겨우 40%정도에 불과하다.

노인의 경우, 민간보험사가 가입을 거부하거나, 혹은 가입을 하더라도 매우 비싼 보험료를 부담할 수밖기에 실제 노인들의 의료비 지출은 자식세대의 몫이다. 서울의 한 시립병원의 조사에 의하면 입원중인 노인들의 병원비를 누가 부담하는지를 물었더니 78%가 자식들이라고 대답하였다. 현재 젊은 세대는 적지 않은 민간의료보험료를 지출하고 있다. 연구에 의하면 가구당 민간의료보험료는 월 평균 2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여기에 의료비 지출이 큰 어르신들의 의료비 부담도 같이 떠안고 있는 셈이다. 민간의료보험은 의료비 걱정을 덜어주기는 커녕 보험료는 보험료대로 들어가고, 의료비 부담은 여전히 떠안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의료비 부담은 줄이고, 복지국가 실현가능.

의료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은 있다! 바로 국민건강보험이다. 건강보험 재정을 확충하여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해결한다면, 의료비 걱정이 사라질 뿐 아니라 값비싸고 가계살림에 엄청난 부담을 가져다 주는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할 이유도 사라진다.

건강보험의 재정을 튼튼하게 만드는 원리는 간단하다. 현재 건강보험의 보장률은 대략 60%에 머문다. 건강보험의 보장률을 높이면, 높이는 만큼 국민들의 직접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은 국민의 보험료(55%), 사업주분담금(30%), 국고지원(15%) 등 세 주체가 나눠서 내지만, 혜택은 국민들이 모두 누린다. 즉, 100원의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서 국민들이 그간 부담해온 본인부담 100원을 모두 건강보험 재정으로 돌릴 필요가 없이, 대략 55원만 더 내면 된다. 나머지 45원은 국가와 사업주가 부담한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국민건강보험료를 좀 더 올리더라도 국민건강보험으로 모든 병원비를 해결하는 것이 절대 유리하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는 복지국가를 위해서는 복지재원 확충을 위해 ‘능력별 증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 증세는 무차별적이 아닌 소득에 따라 부과되는 증세이다. 국민건강보험 역시 마찬가지이다. 국민건강보험은 사업주와 국고가 절반을 부담해 주며, 국민들이 부담하는 보험료는 자신의 소득에 따라 정해지는 아름다운 제도이다. 국민건강보험의 사회연대적 방식으로 재원을 확충하여,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으로 해결하자. 국민건강보험이야말로 노후 의료비를 대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끝>


Posted by 내만복 용사니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