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권’ 시대 규정, ‘정의 실현’ 시대 정신은 적절하나


추상적 복지국가 담론, 소용재정 과소추계, 증세 의지 실종


20일 재정전략회의에선 복지지출·국민부담률 목표 제시해야



오늘(19일)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발표됐다. ‘5개년 계획’은 새정부가 자신의 임기 동안 나라를 운영할 설계도를 작성해 국민에게 공개하는 문서로서 향후 문재인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 국가 비전: 적절한 시대 진단과 포부 담겨


‘5개년 계획’은 현단계를 국민이 정치의 실질적 주체로 등장했다는 의미에서 ‘국민의 시대’로 규정하고, 시대정신으로 ‘정의 실현’을 내세웠다. 이에 문재인정부는 국가비전으로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주창한다. 새정부를 출범시킨 동력이 촛불시민이었고, 촛불시민의 염원이 공평한 대한민국이었다는 점에서 전향적인 국가비전이라 판단된다.


또한 복지 분야를 보면, 우리나라 복지를 확대 발전시킬 중요한 정책들이 담겨 있다. 누리과정 전액 국고지원, 아동수당 10만원 도입, 공공보육/국공립유치원 이용률 40%, 고교무상교육, 두루누리 사업의 국민건강보험료 지원 포함 등 그간 시민들의 복지 요구가 적절히 반영돼 있다.


그럼에도 ‘5개년 계획’에는 여러 한계가 존재한다. 향후 대한민국을 새로 건축할 설계도로서는 아직도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고, 구체적 정책에선 다듬어야할 여지가 남아 있다.



# ‘포용적 복지국가’: 여전히 추상적이고 복지 수준 밝히지 못해


‘5개년 계획’은 대한민국이 지향할 복지국가 담론으로 ‘모두가 누리는 포용적 복지국가’를 제안했다. 포용적 복지국가의 목표는 “누구나 요람에서 무덤까지 공동체의 보살핌을 받는 복지국가 근본 정신 실현”이다. 국민 모두가 복지에서 배제당하지 않고 ‘모두가 누리는’ 사회이기에 ‘포용적’이라는 용어가 선택되었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시민의 눈높이에선 ‘포용적 복지국가’가 추상적이고 애매하다. ‘포용적’이라는 단어가 일상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가 아닌데다, 내용도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포용적 복지국가’가 기존 복지국가 담론에서 어떠한 상을 지니는 지 추정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포용적 복지국가가 지향하는 복지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 개별 복지 제도별 계획은 제시되지만 이것의 종합으로 임기 내 복지지출 목표도 제시되지 않고, 목표 국민부담률도 담겨 있지 않다. 보편적 복지국가는 모든 국민을 사각지대 없이 포괄하는 것만큼이나 복지의 급여와 서비스 수준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포용적 복지국가’가 지향하는 전망이 더 보완돼야 할 것이다. 20~21일 문재인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복지국가를 향한 재정 설계도가 제안되기를 기대한다.



# 사회서비스: 사회서비스 질 제고를 위한 국가 책임 강화


이제 각 복지 부문별로 내용을 평가해 보자. 사회서비스 부문의 경우 ‘5개년 계획’은 사회서비스 복지의 질적 제고를 위한 사업으로 ‘사회서비스 공단 설립’을 제안한다. 이는 현행 사회서비스 시장화정책의 폐해를 바로잡기 위한 문재인정부의 의지가 담긴 정책으로 환영한다.


그럼에도 사회서비스 공단이 단지 공공일자리 창출의 도구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해야 한다. 그동안 보육, 요양, 활동보조서비스는 정부가 이용자에게 재정을 지원하고 공급은 거의 전적으로 민간에 맡겨 왔다. 이 때문에 정부재정 지출이 확대되어도 사회서비스의 질과 사회서비스 고용의 질이 개선되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를 지녀 왔다. 이렇게 사회서비스 공급관리가 엉망으로 전개되어온 데에서는 사회서비스 확대가 일자리 창출의 수단으로 변질된 데에도 원인이 있다.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는 사회서비스 수요 충족과 공급 관리 두 측면에서 국가 책임을 높이는 것이다. 특히 간과되어온 공급관리의 공적 책무성을 일선공무원 확대, 사회서비스 공단을 통한 공공인프라 확충을 통해 이룰 수 있기 바란다.


또한 아동, 노인, 장애인을 망라하여 믿을 수 있는 사회서비스의 보편적 확대를 위해서는 기존의 사회서비스 공급 방식과 민간 사회복지기관에 대한 재정지원 방식의 개혁도 필요하다. 기존의 사회복지서비스, 민간 사회복지전달체계에 대한 고려 없이 특정 욕구에 대한 대책으로서 ‘전담기관 확대’는 그동안 우리 정부가 사회복지서비스를 확대해온 전형적인 방식이다. 그 결과 내실 있는 제공기관이 성장하지도 못했고, 지역을 중심으로 통합적인 사회서비스 보장체계도 구축되지 못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치매국가책임제를 실현하기 위해 전국 252개 치매안심센터와 치매안심병원을 확충하겠다는 과제는 동일한 관행이 반복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치매국가책임제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발전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치매노인과 가족이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 고용복지: 재원방안 불명확해 실행가능성 의문


다음은 고용복지 부문을 보자. 고용과 관련된 복지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청년, 비정규직, 중소영세기업 종사자들로 이루어진 '고용보험 밖의 고용불안정'을 해소하는 일이다. 이를 위한 첫걸음은 보험료 납부 이력과 관계없이 실업자의 소득을 지원하고, 노동시장 재통합을 위한 고용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업부조 제도의 도입이다.


‘5개년 계획’은 위 내용을 부분적으로 다루고 있다. 청년구직촉진수당을 우선 도입하고 이를 한국형 실업부조로 발전시키겠다는 내용이다. 대선공약이 청년에 대한 구직촉진수당만을 담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계획' 측면에서는 진일보한 면이 있다. 대선공약에서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공공 취업지원서비스 확충이나, 평생직업능력 개발체계 구축이 추가된 것도 긍적적이다. 대선공약집에서 찾을 수 없었던 '근로장려세제'에 대한 언급도 등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계획에 대해서는 우려되는 측면이 많다. 대선공약에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청년안전망'(Youth Guarantee)이라는 포괄적인 정책 패키지와 그 일부분으로 구직촉진수당이 제시되었다. 이 때 구직촉진수당은 '자기주도적 구직활동을 증빙할 경우 구직 과정에서 생계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하였다. 하지만 ‘5개년 계획’에는 '청년안전망'에 대한 언급은 없으며 기존의 취업성공패키지 참여자에 대한 30만원 수준의 참가료 지급으로 갈음하였다. 물론 2019년 이후 50만원의 구직활동수당으로의 확대와 2020년 이후 저소득 대상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 제시되었으므로 '공약후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5년간 재원으로 제시된 금액은 1.3조에 불과하다. 과연 이러한 재정방안으로 계획에 담겨 있는 '중층적 고용안전망 체계'가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고용보험의 경우 단계적으로 예술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 65세 이상 노인, 자영업자, 초단시간 근로자, 자발적 이직자 등에 대한 확대 계획을 언급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 지급수준 및 수급기간 상향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사회보험료 지원 사업도 언급하고 있어 사각지대 축소가 원칙적인 차원에서는 담겨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보장성 확대를 위해 필요한 재원마련 방안이 담겨있지 못하다. 오히려 고용보험기금에 대해서는 '여유분을 활용'을 제시한다. 실업급여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모두 확대/강화한다는 계획이 제시된 상태에서 이를 보험료와 일반조세로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한 내용이 없는 것은 실행가능성에서 의문을 남긴다. 요컨대 금번 5개년 계획의 고용복지 영역은 대선 시기보다 진일보한 정책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나, 재원마련을 포함한 구체적 실행계획에 있어서는 상당한 과제를 남기고 있다.



# 보건의료: 100만원 상한제 한다면서 보장률 목표는 70%에 그쳐


‘5개년 계획’은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 건강증진사업 확대, 의료공공성 확보 등 보건의료정책을 제시하였다. 모두 우리사회에 절박한 과제들로서 현재보다 진전된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대선 공약에 비해 후퇴한 면이 존재한다.


대선공약에 의하면, ‘건강보험 하나로 의료비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실질적인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 달성, 3대 비급여를 포함한 비급여의 급여화’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실질적인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가 달성하려면 실제 건강보험 보장률은 평균 80%에 이르러야 한다. 하지만 ‘5개년 계획’은 문재인정부에서 건강보험 보장률 목표로 70%를 제시한다. 이는 국민들이 피부로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를 느끼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게다가 임기말인 2022년까지의 목표라 진행과정은 더 더딜 것이다.


국민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역시 박근혜정부가 발표한 정책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소득중심으로 부과체계 개편을 약속한 바 있다. 문재인정부가 건강보험료 부과의 형평성을 높이려면 지금의 불공평한 부과체계를 조금 개선하는 정도에 머물러서는 곤란하다. 단일한 소득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전면적인 개편에 나서야 한다



# 공적연금: 기초연금의 독소조항 그대로 방치


노후소득 보장으로 공적연금 국정과제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적정수준 보장”이다. 우선 국민연금에선 2018년 국민연금 재정계산과 연계하여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을 사회적 합의하에 추진하다 밝혔다. 하지만 ‘소득대체율 인상’이라는 전반적 방향만 제시해 있어 어느 수준을 목표로 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또한 보험료율에 대한 언급도 없다. 사회보험은 급여와 보험료의 짝으로 이루어진 제도이므로 대체율 인상을 제시하면 이에 필요한 보험료율 인상도 명시하는 게 국정운영의 정도이다.


기초연금은 내년 25만원으로 인상되고 2021년에 30만원에 도달한다. 노인빈곤율이 심각한 상태에서 노인수당 성격의 기초연금이 지닌 역할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단계적 경로를 통해 30만원으로 인상하는 국정과제는 적절하다. 단, 40만 기초생활 수급 노인들이 기초연금 혜택에서 사실상 배제되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 해결이 빠져 있는 건 유감이다. 그러면 문재인정부가 수급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30만원 줬다가 30만원 뺏는’ 일을 벌이게 된다. ‘5개년 계획’은 노인간 가처분소득에서 기초연금만큼 격차가 생기는 형평성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또한 기초연금의 물가 연동 방식을 어떻게 개혁할지 언급이 없다. 이전 기초노령연금처럼 국민연금 가입자평균소득과 연동하지 않으면 기초연금의 상대적 급여율은 계속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올해 기초연금 20만 6050원은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 218만원 대비 9.45%에 불과하다. 문재인정부는 기초연금 인상이 온전한 효과를 발휘하도록 물가 연동을 소득 연동으로 되돌리는 국정과제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 주거복지: ‘전월세상한제’ 추진 의지 있는가?


‘5개년 계획’은 공공임대주택 확대, 청년주택 공급 확대, 주거급여 확대, 계약생신청구권 도입을 담고 있다. 그런데 대선 공약에서는 “장기 공공임대주택 13만호와 공적지원 임대주택 4만호 공급”이라고 적시해 13만호가 장기공공임대주택임을 분명히 명시했지만 ‘5개년 계획’에서는 “공공임대주택 13만호”라고만 되어 있다. 단순히 단어 축약인지는 모르겠지만 공공임대주택 산정에서 ‘장기’가 지니는 의미가 중대하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5개년 계획’에 ‘전월세 상한제’ 문구가 빠진 것도 우려를 낳게 한다. 대선 공약에서는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한 “임대차계약 갱신청구권제 및 전월세 상한제를 단계적으로 제도화”라고 명시되었는데, ‘5개년 계획’에는 “임대차계약 갱신청구권제 등을 단계적으로 제도화”라고만 표현돼 있다. 전월세상한제는 서민의 주거 안정에 무척 중요한 정책이다. 이러한 단어가 ‘5개년 계획’에서 삭제 되고, ‘등’으로 대체 된 것은 향후 국정운영에서 전월세 상한제를 분명하게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하게 한다. 주거권 보장의 핵심은 계속거주권(계약갱신권과 계약자동연장)과 전월세상한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들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 한다”는 입장도 문제가 심각한데 전월세상한제라는 문구를 아예 빼버리니 더욱 걱정이다.


한편 “주거급여 지원 대상 지속 확대 및 지원 금액 단계적 현실화”는 너무나 막연한 내용이다. 공약자체가 애매했었는데 ‘5개년 계획’도 같은 내용이다. 또한 “장기공공임대주택 13만호 공급과 청년임대주택 30만실 확보” 공약을 지키려면 재원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주거복지와 관련 구체적인 재원 확보 계획과 로드맵이 없다.



# 부양의무제 기준 완화: 연평균 1조원 재원, 사실상 완전 폐지 포기


‘5개년 계획’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내년부터 주거급여 폐지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완화하겠다고 제시하였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2010년 기준 117만명에 달하는 광범위한 빈곤 사각지대를 방치하는 가장 핵심적인 독소조항으로, 문재인 정부가 문제점을 인식하고 단계적으로 완화하겠다는 계획은 일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 전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한 폐지를 선언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후퇴한 계획이다. 주거급여를 제외한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의 경우 2019년부터 ‘소득재산 하위 70% 중 노인이나 중증장애인이 포함된 가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 적용을 제외’한다고 해, 언제까지 이를 폐지할 지 알 수 없다. ‘임기 내 폐지’인지 불분명한 것이다.


또 연령이나 장애 유무 등 인구학적 기준으로 부양의무자 기준 적용을 제외하는 방식은 전체 국민을 포괄하는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이전의 생활보호법의 원리를 적용하려는 일이다. 이는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한 폐지로 가는 길이 아닐뿐더러 오히려 갈등을 더 키우고 사회통합을 해칠 우려가 크다. 가령 장애인, 노인, 한부모 가구 중 어떤 가구의 빈곤 탈피가 더 우선순위인지 가려낼 수 없기 때문이다. 주거급여부터 의료급여, 생계급여 순으로 임기 내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문재인 정부의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계획에 따라 제시한 소용 재정만 보더라도 완전한 폐지와는 거리가 멀다. 필요한 예산을 5년간 4.8조원으로 책정하였다. 고작 연평균 1조원에 불과한 금액이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할 경우 2017년 보건복지부가 추계한 7조 3,570억원(지방비 포함)이나 국회예산정책처가 추계한 10조원에 한참 못 미친다.



# 재원 조달: 대선공약과 다른 재원방안, 증세 의지 실종


‘5개년 계획’은 향후 국정운영 5년간 필요한 소요지출 금액으로 178조원을 추계했다. 이 수치는 문재인대통령의 공약집에 나온 금액과 같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가 대선 전에 문재인후보의 재정공약의 문제를 지적했듯이, 이번 재원 확보 방안 부실하기 짝이 없다. 복지 확대는 실질적인 재원 대책이 마련돼야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부문보다 우려가 크다.


우선 ‘5개년 계획’ 밝힌 지출소요액 178조원은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 수행 비용을 모두 포괄하지 않은 수치이다. 즉 과소추계된 금액이다.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을 제고한다면서 이에 대한 지출액이 포함돼 있지 않고, 실업급여 관련 지출 역시 그렇다. 사회보험 회계 지출 소요액은 178조원에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정과제에서는 일반/특별회계뿐만 아니라 사회보험 회계 사업까지 모두 제시하면서 재원대책에서는 소요금액과 재원방안을 밝히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는 결국 사회보험료 인상 필요를 언급하지 않으려는 취지로 이해되나, 국정운영의 정공법이 아니다.


5년간 178조원의 재원대책도 당황스럽다. 대선 재원공약과 비교해 총액은 같으나 항목별 수치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재정지출 절감은 5년간 92.0조원에서 60.2조원으로, 탈루세금 강화는 5년간 29.5조원에서 5.7조원으로 감소하였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재원조달 방안이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정된 것은 긍정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조정을 정공법으로 보충하지 않고, 또다른 편법으로 채웠다는 것이다. 세수 자연증가분 5년간 60.5조원과 여유자금활용/이차보전 방식의 재원이 5년간 20조원에서 35.2조원으로 증가하여 그 부족분을 보충하였다. 반면, 조세제도 개혁을 의한 증세 정공법은 5년간 31.5조원에서 11.4조원으로 감소하여, 총 178조원의 재원조달액 중 6.4%에 불과한 수준이다. 탈루세금 과세강화까지 합해 증세 몫을 계산해도 대선공약에서 61.0조원에서 ‘5개년 계획’에선 17.1조원, 전체 지출소요액 178조원의 9.6%에 그친다. 박근혜정부 공약가계부가 총 135조원 재원방안에서 증세 몫(탈루세금 과세 포함)이 48.0조원에 불과해 ‘증세 없는 복지’라 비판받았는데, 문재인정부는 이보다 더한 셈이다.


특히 초과세수분에 대해서도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올해 5월까지의 국세수입이 작년과 비교하여 11.2조원 증가했다. 사실 이러한 세수 자연증가분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약 GDP 1,700조원 수준의 명목 GDP에서 5% 수준의 명목증가율을 가정하면, 18∼19%의 조세부담률에서 매년 15조원 내외의 세수 자연증가분이 생긴다. 과연 이 초과세수분을 모두 추가 복지지출 재원으로 상정하는 게 적절한 논리일까? 2016년의 초과세수가 반영되지 않은 201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도 향후 매년 12∼13조원의 국세수입 증가를 예상했지만, 이러한 국세수입 증가를 근거로 새로운 복지지출을 계획하지는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복지공약이 후퇴하지 않기 위해서는 탄탄한 재정조달 방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증세에 대해 소극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증세에 대한 종합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나가야 한다. <끝>



2017년 7월 19일


내가만드는복지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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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내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