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부동산 안정화, 증세와 함께 추진해야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세수 풍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2017년 국세 세수 집계가 나왔는데, 연간 265.4조 원이 걷혔습니다. 2014년까지 제자리걸음을 하던 국세수입이 2016년부터 연간 20조 원 이상씩 증가하여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7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2017년 지방세 징수액이 예년과 비슷하다고 하면, 2017년 조세부담률은 역대 최초로 20%를 넘길 것 같습니다.  

세금이 잘 걷히다 보니 증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지 않습니다.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국세와 지방세를 합하여 매년 30조 원씩 늘어나고, 조세부담률이 쭉쭉 올라가니 굳이 증세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GDP는 생산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소득이기도 합니다. GDP를 우리나라가 1년 동안 총 벌어들인 소득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소득에 해당하는 경상 GDP는 5% 증가하는데 세금은 두 배에 해당하는 10% 증가하는 일이 2년 연속 발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세금이 늘어날 만한 제도상의 변화를 찾아봐도 뚜렷한 것이 없습니다. 최근에 법인세의 공제 감면을 축소했고 2017년에 적용되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40%로 올리기도 했지만, 그로 인해서 증가하는 세수는 각각 1조 원에 못 미치는 상대적으로 작은 금액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초과 세수를 낳고 있을까요? 근래 부동산 경기가 좋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세수 증가가 부동산 경기 활황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각종 통계를 통해 부동산 경기가 세수 증가에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인들이 내는 양도소득세. 최근 급증해 

부동산 경기 활황을 언급할 때 바로 떠오르는 세금은 양도소득세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양도 차익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흔히 주택 거래만 생각하지만, 최근에 토지 거래, 상업용·업무용 부동산 거래도 매우 활발합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의 토지 거래는 연간 330만 필지가 거래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서 부동산 양도 차익 규모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부동산 양도 차익 규모는 2013년 이전에 40조 원대였습니다. 부동산 완화 정책이 시작된 2014년에 50조 원을 넘더니 2016년에는 74조 원까지 증가했습니다.  

부동산 양도 차익의 증가에 따라 양도소득세 징수액도 크게 늘었습니다. 2014년 이전에 연간 7조~8조 원 수준이었는데 2016년 13.7조 원까지 증가했습니다. 물론 양도소득세 중에는 주식 양도에 따라 납부한 세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체 양도 차익 중 부동산 양도 차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 보면 대략 85% 정도 됩니다.  

전체 양도소득세 징수액과 전체 양도 차익 중 부동산 양도 차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활용하여 부동산 양도 차익에 따른 양도소득세 징수액을 추정해 보면, 부동산 경기가 안정되어 있던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부동산 양도 관련 양도소득세 평균은 약 6.3조 원이었습니다. 그 수치가 2016년에 11.8조 원까지 증가했으니, 부동산 경기가 안정된다면 세수가 5.5조 원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2017년 8월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당정협의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년 초과 세수의 상당 부분은 부동산 활황이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기업이 거둔 양도 차익도 상당해 

개인에게만 부동산 양도 차익이 생기지 않습니다. 기업도 상당한 규모의 부동산 양도 차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개인이 부동산 양도 차익을 얻으면 양도소득세에 집계되지만, 기업이 부동산 양도 차익을 거두면 법인세에 포함됩니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서 보유 중이던 토지를 매각해서 대규모의 양도 차익을 거둔 기업들이 제법 많습니다. 

법인세에 포함된 부동산 양도 차익 효과를 추정해 보기 위해서는 손익계산서의 ‘영업 외 수익’을 확인해 봐야 합니다. 국세통계연보상에 집계되어 있는 일반법인의 손익계산서(금융법인 제외)상 유형자산처분손익이 2016년에 급증했습니다. 처분이익에서 처분손실을 차감한 수치가 대략 4조 원 수준이었는데, 2016년에 그 규모가 13.9조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2015년에 비해 약 10조 원 증가한 것입니다.  

유형자산처분이익은 소득공제나 세액공제와 관련이 없기 때문에 이익이 증가한 만큼 과세표준이 그대로 증가합니다.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한 실효세율이 16% 내외이므로, 비경상적인 유형자산처분이익 때문에 최소한 약 1.6조 원 정도의 세수 증가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추가로 10조 원의 이익이 더 생긴 것이기 때문에 평균 세율이 아니라 한계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습니다. 한계세율의 관점에서 보면 부동산 양도 차익 때문에 약 2조 원의 법인세 증가가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건설업과 부동산업의 기여도는? 

부동산 경기 활황의 효과는 자산 양도 차익에서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관련 업종의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업종은 건설업과 부동산업입니다.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 두 업종의 이익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납부하는 법인세와 종합소득세가 늘어납니다.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건설업과 부동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급여도 올라가기 때문에 근로소득세도 늘어납니다. 

우선, 법인세는 국세통계연보상 업태별 부담 세액 추이를 통해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법인세 통계에는 제조업, 건설업, 도매업, 소매업, 서비스업 등 14개 업태로 구분하여 부담 세액이 집계되어 있습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추이를 보면, 건설업과 부동산업의 부담세액 합계가 전체 부담 세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과 2016년에 크게 상승했습니다. 대략 8% 대에서 움직이던 비율이 2015년에 10.0%, 2016년에 11.6%까지 올라갔습니다. 

이것을 달리 표현하면, 최근 세수 증가의 상당 부분을 건설업과 부동산업에서 기여했다는 의미가 됩니다. 법인세 신고액 증가분의 비중으로 보면, 2015년에 21.6%, 2016년에 27.1%를 기여했습니다. 2016년과 2017년에 법인세가 각각 7.1조 원 늘었는데, 그 중 약 4분의 1 정도는 건설업과 부동산업에서 기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는 사업소득에도 이러한 효과가 있습니다. 종합소득세로 집계되는 사업소득 중 건설업과 부동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과 비교하여 2015년, 2016년에 1%포인트 정도 증가했습니다.  

한편, 종합소득세 신고액도 연 평균 2조 원씩 꾸준하게 늘고 있습니다. 종합소득세 신고액이 늘어난 것은 배당 소득 등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대부분 사업 소득 신고금액이 지속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종합소득세 증가액과 건설업과 부동산업의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승한 것을 종합하여 추정해 보면, 대략 연간 0.4조~0.5조 원 정도의 종합소득세 세수증가는 건설업과 부동산업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근로소득세도 이와 유사한 통계가 있습니다. 업태별 연말정산 자료 현황을 토대로 건설업과 부동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내는 근로소득세 비중 추이를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그 비율이 2014년 13.7%에서 2015년 14.6%, 2016년 15.0%로 최근 2년간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최근, 종합소득세가 늘어나는 것 못지않게 근로소득세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2016년 귀속 근로소득 신고액(연말정산 신고액)은 최초로 30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총액과 비중이 모두 늘어나니, 건설업과 부동산업에서 발생한 근로소득세 증가액이 2015년 0.6조 원, 2016년에 0.5조 원 정도 됩니다. 전체 근로소득세 증가액 중에서 건설업과 부동산업의 기여분이 약 20% 정도 되는 셈입니다.  

위의 근로소득세 증가액은 연말정산을 하는 사람들만의 통계입니다. 일용근로자는 연말정산을 하지 않기 때문에 위의 통계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건설업에서 종사하는 일용근로자가 납부한 세액이 2011년에는 841억 원이었지만 2016년에는 3,525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2015년과 비교해도 1년 사이에 건설업 일용근로자의 납부세액이 천억 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건설 일용근로자들이 기여한 세금 증가액도 만만치 않습니다. 

건설업과 부동산업의 이익 증가에 따라 증가한 세금을 정리해 보면, 연간으로 계산해서 법인세에서 1.7조 원, 종합소득세에서 0.4조~0.5조 원, 근로소득세에서 0.5조~0.6조 원, 연말정산을 하지 않는 일용근로자의 소득세에서 0.1조 원 정도입니다. 모두 합하면 연간 3조 원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부동산 경기가 안정되어 2014년 이전 상황으로 된다면 감소폭이 더 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방세 증가액도 놀랄만 한 수준 

지금까지 살펴본 것은 모두 국세입니다. 부동산 경기 활황의 효과는 지방세에도 나타납니다. 국세와 지방세 비중이 2011년에서 79 대 21에서 2016년 76 대 24로 바뀔 정도로 최근 지방세가 국세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조세부담율이 2017년에 20% 가까이까지 올라가는 데에는 지방세의 기여도 상당 부분 있습니다.  

지방세 중 취득세도 부동산 경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세금입니다. 부동산 거래량이 늘어나면 취득세가 자연스럽게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경기가 안정화 되어 있었던 2013년 이전 취득세는 대략 13조 원대였습니다. 부동산 완화 정책이 시작된 2014년부터 조금씩 취득세가 증가하기 시작하더니 2015년에 20조 원을 돌파했고 2016년에는 21.7조 원에 달했습니다.  

물론, 토지, 건물, 주택 이외에 차량을 취득할 때에도 취득세를 납부합니다. 부동산 경기의 효과를 계산하려면 전체 취득세 중 부동산 관련 부분만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부동산 관련 취득세를 추정해 보면, 부동산 경기가 안정되어있던 2011년부터 2014년의 평균은 10.9조 원이었는데, 2016년에는 17.4조 원까지 증가했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안정되어 2014년 이전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6.5조 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취득세 말고도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받는 지방세가 또 있습니다. 지방소득세는 법인세와 소득세에 10% 부가됩니다. 앞에서 양도소득세, 법인세, 종합소득세, 근로소득세가 늘어나면 그에 따라 지방소득세도 늘어납니다. 앞에서 계산한 법인세와 소득세 증가액이 약 10조 원이었으므로 지방소득세도 약 1조 원 정도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부동산 안정화 정책은 적극적인 증세와 함께 추진되어야

개인의 양도소득세 증가액, 기업의 양도 차익 증가에 따른 법인세 증가액, 건설업과 부동산업 활황에 따라 법인세, 종합소득세, 근로소득세 증가액에 지방세 증가액까지 모두 합해보면 상당한 금액입니다. 많게 보면 GDP의 약 1%에 해당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2017년에 만약 조세부담율이 20%에 도달한다고 해도 그 중 1%p는 부동산 경기가 좋아서 나온 것일 수 있습니다.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는 없습니다. 이례적인 초과 세수는 부동산 경기 활황의 이면이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 안정화와 초과 세수는 양립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부동산 안정화 정책과 함께 추진되어야 할 정책 조합이 적극적인 증세입니다. 부동산 경기 안정화에 성공하여 지금의 초과 세수가 사라지더라도 ‘포용적인 복지국가’를 흔들림 없이 뒷받침할 수 있는 재원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증세가 필수적입니다. 

(홍순탁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조세재정팀장은 회계사입니다.)



* 출처 ;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86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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