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


1. 증평 모녀의 상황과 현재 한국의 복지 상황


1-1. 증평 모녀는 신청했어도 급여를 받기 어려웠을 것

①기초생활보장제도의 경우 ②긴급복지지원제도의 경우


1-2.복지부의 대책은 이들의 상황을 개선시키기에 역부족


2. 공공부조 수급자에 대한 엄격한 잣대는 차별적 인식을 재현하고 복지의 인권적 원리를 삭제한다.


3. 땜질식 대책이 아닌 장기적 대안과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 우리는 증평 모녀의 죽음을 추모하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다시 살펴보아야 할 것들에 대해 밝히고자 합니다. 이번 증평 모녀의 죽음과 해당 가족의 경제적 상황, 이와관련한 보도와 이후 우리 사회의 대처는 새로운 시사점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 아직 수사가 완료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2018.4.11.)에 기반 해 상황을 돌아보고, 이후 우리 사회의 성숙한 대응을 기대하며 빈곤문제 해결과 빈곤에 대한 사회적 재인식을 촉구합니다.




1. 증평 모녀의 상황과 현재 한국의 복지 상황


증평 모녀는 알려진 대로 자산만큼의 부채(집과 가게의 보증금, 차량과 부채가 비슷한 규모)가 있던 한계 상황이었다. 남편의 죽음(2017년 9월)이후 소득이 중단되며 더 큰 위기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1-1. 증평 모녀는 신청했어도 급여를 받기 어려웠을 것

- 보건복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2018.4.9.) 위기가구 발굴강화, 자살예방지원 확충, 지역

사회위기가구 발굴 및 복지지원 연계 활성화를 보완책으로 꼽았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복지부, 관계기관 등에서 생활실태를 미리 파악했더라면 극단적 선택을 막을 수 있었

으리라 생각되는 매우 안타까운 사건”이라고 밝혔다.



▷ 소득·재산 참고 기준

- 소득 : 기준 중위소득 75%(1인기준 125.4만원, 4인기준 338.9만원) 이하

- 재산 : 대도시(1억 3,500만원 이하), 중소도시(8,500만원), 농어촌(7,250만원 이하)

(*재산= 일반재산+금융재산+보험, 청약저축, 주택청약 종합저축 - 부채)

- 금융재산 : 500만원 이하(단, 주거지원은 700만원 이하)


○ 금융기관(외)의 융자금, 공증된 사채 등으로 주택매입, 전세자금, 생계유지를 위한 사업 자금이나 의료비, 학비 등에 사용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 그 차용한 금액 중 미상환액을 부채로 인정


 부채를 얻어 타인에게 다시 빌려주는 등 생계유지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경우, 사용처를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 또는 재산가액을 줄이기 위해 고의적으로 얻은 부채는 차감하지 않음

- 더 안타깝게도 이들 모녀는 신청했어도 지원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자산이 0에 가까운 상황, 소득중단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제도 현황은 이들의 신청을 거절했을 것이다.


①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경우

- 현재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급여별 선정기준 이하 소득을 가진 빈곤층을 수급자로 지원하지만 소득은 실제 소득뿐 아니라 재산에 대한 소득판정을 포함한다. 증평군의 경우 농어촌 지역으로 2900만원의 재산한도액이 있고, 이들 모녀의 상황은 부채로 인해 해당 재산 한도액 미만이다. 그러나 이들은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자동차의 소득환산율은 월 100%로, 예를 들어 500만원의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면 한 달 500만원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 모녀의 자동차는 부채로 인한 압류로 처분이 불가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용자가 가지고 있다면 이는 100%의 소득환산을 거친다. 압류된 상태에서는 월 4.17%의 소득환산을 한다지만 이는 운행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정되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② 긴급복지지원제도의 경우


- 긴급복지지원제도는 주 소득자의 사망 등의 위기 사유에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신청한다 할지라도 이들은 소득‧재산 기준으로 인해 선정되지 않았을 것이다.


-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이들 모녀 부채 상황을 감안해 재산이 (거의)없는 것으로 보았을 것이지만 긴급복지지원제도의 부채인정은 다음과 같은 기준에 따른다.


송파 세모녀 사건 직후 일제조사 (2014.2~3월) 보건복지부 빅데이터 이용 (2015.12~2016.6월) 전체 신청 7만 4천명 전체 발굴 21만 긴급복지 및 기초생활보장제도 6천 7백명 긴급복지 및 기초생활보장제도 3천 444명 전체 대비 공공지원체계 지원률 9.0% 전체 대비 공공지원체계 지원률 1.64% 


- 이 가족은 7개의 금융기관 대출금과 카드연체(혹은 대출) 내역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경우에는 다급한 생계, 사업상의 이유로 여러 번 대출을 반복한 것인데 이것을 ‘구체적으로 입증’하기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신청했어도 지원받지 못했을 것이다.



1-2. 복지부의 대책은 이들의 상황을 개선시키기 역부족


- 복지부가 내 놓은 이번 대책의 핵심 내용은 위기 가구로 발굴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기가구로 발굴 되더라도 선정기준에 미치지 못해 지원받지 못한 다면 비슷한 상황에 놓인 가구들은 또 다시 지원을 거절당할 것이다.


- 지난 해 정부는 사회보장급여법 개정을 통해 빅데이터 활용, 사각지대를 발굴하겠다고 했으나 더 많은 정보의 수합이 위기 발굴에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부족하다. 증평군은 일제조사 실시를 밝혔지만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진행한 일제조사 역시 공공지원체계로의 유입은 매우 적어 과연 조사를 강화한다고 더 많이 지원할 수 있는가에 사회시민단체들은 의문을 제기해 왔다.


- 2017년 2월, 서울시에서 생활고를 비관해 목숨을 끊은 김씨는 전기료, 가스비 등이 몇 달간 체납되었고 실직한지 7개월이 지난 상황이었지만 ‘위기 가구’가 되지 못했다. 각종 정보마다 가중점수를 부여하는데 점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노인가구가 아니라는 점 등이 작용했을 것이다.


- 단순한 정보의 합으로 위기 상황을 찾는 것은 미흡한 대책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위기 상황에 당면한 빈곤층의 입장에서도, 지금까지 진행해 온 일제조사나 빅데이터 활용 통계를 통해서도 이는 밝혀졌다. 선정기준 개선이라는 진짜 문제를 외면하고 변죽만 울리지 말자.



2. 공공부조 수급자에 대한 엄격한 잣대는 차별적 인식을 재현하고 복지의 인권 적 원리를 삭제한다.


- 이번 사건의 보도를 통해 우리는 현대사회 다양한 빈곤 위기의 가능성에 비해 공공부조는 여전히 강한 낙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여러 보도가 이들 모녀가 30평대 아파트에 살며 여러 대의 차량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 통장에 얼마의 잔액이 남아 있었다는 점까지 낱낱이 기사화하며 ‘생활고라고 볼 수 없다’, ‘생활고가 맞다’는 쟁점이 여론을 달궜다. 현재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선정기준과 보장수준이 워낙 낮은 수준에 고착되어 있다 보니 이러한 논란이 나타나는 것이지만, 부채를 제외하면 자산이 없는 상황, 주 소득자의 상실로 소득 절벽을 맞은 개인에게 이전 에 살아왔던 경력으로 빈곤 여부를 따지는 것은 부당하다.


- 누구나 갑작스러운 위기에 빠질 수 있다. 높은 가계부채와 자영업자 실패율, 열악한 상황에 빠져있을수록 고리의 대출을 얻어야 하는 상황과 낮은 신용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대출을 종용하는 한국사회의 상황을 생각할 때 증평 모녀가 겪었던 채무의 악순환과 소득상실로 인한 위기는 사회문제다. 더불어 변화한 가족관계가 아직 제도 변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전 사회와 같은 방식으로 직계가족, 확대가족으로부터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여전히 복지는 부양의무자기준 등 강력한 사적 부조를 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 또 이번 사건에서 생활고인가 아닌가가 쟁점이 되며 공공기관에서 망인의 자산과 부채 현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에 대해 평가해야 한다. 위기가구로 선정되지 않은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고자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개인 정보를 심대한 침해했다. 망인의 존엄에 훼손을 가할 수 있는 정보가 낱낱이 공개되었었고 모욕의 단서가 되었다. 공공기관은 이러한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 소득과 건강, 부채까지 개인의 모든 정보를 끌어 안고 있는 행정부가 불철저한 행동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 한편 이러한 부당 쟁점은 증평 모녀가 사회로부터 지원 받아야 했냐, 그렇지 않냐는 것으로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해악적이다. 이런 논점은 빈곤에 대한 편견을 재생산하고 망인에 대한 모욕을 발생시킬 수 있다. 더불어 비슷한 위기 상황에 있는 시민들의 복지신청을 위축시킬 수 있다. 복지는 시혜와 동정의 산물이 아니다. 실업, 빈곤, 장애, 노화 등 살아가며 겪을 수 있는 위기를 공유하는 시민들의 상호성과 인권의 원칙에 기반 해야 한다. ‘누가 빈곤 한가’, ‘어떤 사람의 가난이 동정 받을 만 한가’, ‘가난한 사람의 태

도는 무엇인가’를 재단하려는 순간 이러한 원칙은 삭제된다.


- 공공기관과 언론의 성숙한 대응이 필요하다.



3. 땜질식 대책이 아닌 장기적 대안과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 ‘증평 모녀 법안 발의’니 ‘일제조사’, ‘위기사유 추가’ 등 떠들썩한 대안이 벌써 나온다.

이미 4-5년에 한 번씩 반복된 미봉책이다. 실제 사안을 해결할 수 있는 논의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만들어 나가길 촉구한다.


- 그동안 정부는 수급자 권리를 엄격히 하겠다는 미명하에 다양한 빈곤 상황에 처한 이들을 제도 밖으로 내모는데 열중해왔다. 사회보장통합전산망의 도입 이후 수급권자와 사회복지노동자, 일선 공무원의 상황에 대한 설명보다 전산망 안의 숫자만을 신뢰했다. 실제 부양의무자로부터 지원받는지 여부보다 고용주가 신고한 부양의무자의 소득을 먼저 보았고, 실제 일 할 수 있는 상황인지 묻고 함께 일자리를 찾기보다 일방적인 근로능력 평가로 수급권을 박탈했다. 방치된 사각지대는 제도의 ‘효과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평가하지 않고, 한 푼이라도 더 지급된 내역이 있으면 ‘부적정 수급’으로 계산하기 바빴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다.


- 사각지대를 발견한다고 해서 지원할 수 없다면 헛일이다. 동시에 사각지대를 조사한다며 건강보험료 체납, 월세 체납 등 위기 상황의 합으로 복지의 문 앞에 줄 세우기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일시적인 전수조사와 발굴에 집중하기보다 실제 복지의 진입장벽을 낮추어야 한다. 새롭게 나타나는 빈곤 양상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 위기를 겪는 가구를 지원할 수 있는 선정기준의 변화를 만들어 가자.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는 아직 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았고, 수급신청의 재산기준은 십년째 제 자리다.


- 한 사람이 죽음을 결심하기까지 겪었을 많은 일들을 한두 가지로 원인으로 묘사하는 것은 한계를 갖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나의 사회에 살아가는 동시대의 사람들로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홀로 죽어가지 마시라 말을 걸어야 한다. 어렵고 힘들 때 국가와 사회에 기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우리는 가난을 덜 두려워하고 살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2018년 4월 12일

3대적폐폐지행동 /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 빈곤사회연대 /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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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12_증평모녀기자회견_기자설명자료.pdf


Posted by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내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