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할 때마다 바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

 

이재용 경영권 위한 삼성물산 합병과의 관련성 밝혀져야

 

지난 5월 1일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조치사전통보서를 발송했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가 2016년 12월(“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의 문제점”)과 2017년 2월(“삼성바이오로직스 특혜상장 의혹 총정리”)에 발표한 이슈페이퍼에서 지적한 의혹이 점차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이 사안이 중요한 이유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으로 의심받는 삼성물산 합병의 문제점이 거듭 드러나기 때문이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2016년에 발표한 이슈페이퍼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서 (구)삼성물산에 현저히 불리한 합병비율(제일모직 1 :삼성물산 0.35)을 정당화하기 위해 삼성바이오 부문에 대한 고평가 의혹을 제기했다. (링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의 문제점”) 당시 제일모직에게 유리하게 합병비율이 결정되면 제일모직 지분을 지니고 있던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이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국민연금이 작성한 “제일모직/삼성물산 적정가치 산출 보고서”에 따르면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가치를 국민연금은 6.6조원, 삼정회계법인은 8.6조원, 안진회계법은 8.9조원으로 평가했다. 그 당시 제일모직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지분율이 46.3%였던 점을 감안하면, 전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각각 14.2조원, 18.5조원, 19.3조원으로 평가했다는 의미가 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그 종속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초기 단계의 바이오 기업이었다.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생산설비 확충비용이 들어가지만 아직 매출이 본격화되지 않아 연간 천억원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는 상태로, 2014년말 연결재무제표 상 자본규모가 6,6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 6,600억원의 자본을 가진 초기 단계의 바이오 회사를 20~30배 높게 14조원~19조원으로 평가했던 것이다.

 

2015년 시점에서 유사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던 상장회사인 호스피라나 셀트리온의 주가를 기준으로 상대가치를 계산한 ISS의 평가결과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총 기업가치는 3~4조원 수준이었다. 결국 안진회계법인과 삼정회계법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터무니없이 높게 평가하여 1대0.35라는 합병비율 근거를 제공했던 것이다.

 

그런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을 정당화할 때에는 14~19조원으로 평가되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는 또 한번 변신을 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따라 작성되는 2015년 통합 삼성물산 연결손익계산서를 위한 평가에서 안진회계법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6.8조원으로 평가했다. 그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중요한 종속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4.8조원으로 평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6.8조원으로, 그리고 삼성바이오에피스를 4.8조원으로 평가한 결과, 2015년 통합 삼성물산 연결손익계산서에서 (구)삼성물산을 헐값에 합병한 근거가 교묘하게 가려졌다. (구)삼성물산을 헐값에 합병함에 따라 발생한 염가매수차익 규모가 2조원 수준이었으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절묘한 평가액 덕분에 실제 통합 삼성물산 연결손익계산서에는 이 부분이 드러나지 않게 되었다.

 

잘 알려진 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의 핵심은 종속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4.8조원으로 평가한 것에서 출발했다. 만약, 삼성바이오에피스 평가액 4.8조원이 근거없는 숫자라고 한다면, 삼성의 모든 논리가 무너진다. 그런데, 삼성바이오에피스 평가액 4.8조원 그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 6.8조원은 (구)삼성물산 헐값 매입의 근거를 가려 주는 절묘한 숫자였던 것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의 평가 시점과 삼성물산 합병회계를 위한 평가 시점은 불과 3개월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동일한 평가기관인 안진회계법인이 합병을 위한 평가를 할 때는 19.3조원으로, 결산을 위한 평가를 할 때에는 6.8조원으로 평가한 것이다. 3개월만에 고무줄처럼 변동하는 평가결과를 누가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 문제는 의뢰인의 요구대로 비상장주식의 평가결과를 맞춰주는 오래된 회계업계의 관행과도 연결되어 있다. 3개월 사이에 춤을 추는 평가결과는 의뢰인의 요구 이외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 안진회계법인의 합병 당시의 평가액은 합병비율을 정당화하는 숫자였고, 결산 당시의 평가액은 (구)삼성물산을 헐값에 매입한 사실을 가려주는 숫자였기 때문이다. 그러한 회계법인의 평가결과가 정당하다고, 그 평가결과에 근거한 회계처리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삼성의 주장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삼성물산 합병 의혹은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걸려있고, 국민의 노후자산인 국민연금에 손실을 끼칠 수도 있는 평가 업무를 의뢰인에 요구에 맞게 고무줄처럼 평가했다면 안진회계법인 등 관련 회계법인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회계법인의 일관성 없는 평가 결과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합병과 관련된 의혹이 말끔히 해소될 수 있다. <끝>

 

2018년 5월 14일

 

내가만드는복지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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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내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