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빈약한 세법개정안으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는가?


세수감소 방치 · 종부세 빈약 · 대기업 법인세 감면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 확대는 긍정적



오늘(30일) 정부가 올해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세법개정안이 ‘공평하고 정의로운 조세정책’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하나 설득력이 약하다. 불합리한 조세체계를 바로잡으려는 의지도 빈약하고, 복지국가를 위한 증세에도 소극적이다. 현행 정부가 주창하는 포용적 복지국가에 부응하지 않는 세법개정안이다.


첫째, 문재인정부는 이번에 전체 세수가 감소하는 감세안을 내놓았다. 향후 5년간 누적법 계산 방식으로 12.6조원이 줄어든다. 정부는 서민을 위한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녀금 지원 확대에 따른 결과라 말한다. 물론, 근로장려금, 자녀장려금 확대는 전향적 정책이다. 그럼에도 세법개정안은 한해 정부가 추진하는 모든 세법을 종합한 방안이다. 작년 세법개정안이 문재인정부가 당선 직후 내놓은 방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세법개정안이 정부의 조세정책 정체성을 명확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세수 감소 세법개정안’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근로장려금, 자녀장려금으로 세수가 줄어들면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른 증세방안을 적극 담았어야 했다.


둘째, 이번 세법개정안의 핵심인 보유세가 빈약하다. 부동산 안정화와 과세 정의를 위해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라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 미진하다고 비판받았던 재정특위 권고안보다도 후퇴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90%에 그쳤고, 별도합산토지는 아예 강화 대상에서 빠졌다. 공시지가가 시가보다 턱없이 낮은 현실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불공정’이다. 최소한 공시지가대로라도 과세하도록 공정시장가액비율은 100%로 정상화해야 한다. 또한 사업과 관련 없는 종합합산토지에 대한 최고세율은 노무현정부 수준인 4%로 강화하고, 별도합산토지에 대한 과세 역시 세율을 인상하거나 인정 기준(바닥면적의 3~7배)을 축소해야 한다.


셋째, 대기업의 법인세 감면 확대가 포함되었다. 2008년 이명박정부 감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이래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이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다시 혁신성장을 명분으로 대기업 감세가 포함된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이번에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을 도모한다며 5년간 법인세를 총 1.8조원 감세한다. 여기서 위기지역 기업을 지원하고 고용친화적으로 세액감면을 개선하는 건 이해가 가지만, ‘혁신성장 투자자산에 대한 감세’, ‘신성장동력/원천기술 R&D 비용 세액공제 및 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에 대기업이 포함된 건 유감이다. 이 분야의 특성 상 주로 대기업이 세금감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능력을 지닌 대기업에게 언제까지 국가가 세금을 지원하려는가? 이는 대기업에게 제공되는 R&D 비용 세액공제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오히려 역행한다(정부가 기자단 자료에서, 대기업 세부담이 5,659억원 증가한다 밝혔는데, 이는 거의가 종합부동산세의 법인 종합합산토지 과세 강화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며, 법인세에선 국내 대기업에 대한 감면이 확대된다)


넷째, 재정특위가 권고한 ‘금융소득종합과세 강화’가 빠졌다. 지난달에 재정특위는 금융소득의 상위계층 쏠림 현상, 금융소득자와 비금융소득자의 조세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권고한 방안이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을 현행 2천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강화하는 것이었는데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제외되었다. 재정특위는 문재인정부가 조세·재정 분야의 종합설계도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4월에 설립된 기구이다. 불과 4개월만에 기획재정부에 의해 무력화되는 모양새이다.


마지막으로, 세법개정안의 세수 추계를 투명하게 국민에 제공하기를 요구한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으로 5년간 약 2.5조원의 세수 감소가 생긴다고 말한다. 이는 전년도 대비 세수 차이 금액을 합산한 수치로서, 올해 기준 전체 세수의 변화를 말해주지 못한다. 세수 변화는 올해를 기준으로 삼아 5년간 누적 세수를 발표하는 게 옳다. 이럴 경우 이번 세법개정안의 세수 감소는 총 12.6조원이다. 또한 개별 사안별 세수 추계도 공개해야 한다. 이미 국회의원들도 재정이 수반되는 법률을 제출할 때 소요재정 자료를 제출하는데, 정부는 세법개정안의 전체 세수 결과만 발표할 뿐 개별 사안별 수치는 공개하지 않는 건 문제이다. 기자단이 요청할 때 일부를 제공하는 게 현재의 방식이다. 개별 사안별 세수 효과가 제시돼야 그 사안의 무게를 명확히 알 수 있다. 국민의 이해를 증진하는 투명한 행정에 최선을 다하라. <끝>




2018년 7월 30일


내가만드는복지국가



* 문서로 내려받기 --> 


논평(내만복)_2018세법개정안20180730.hwp







Posted by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내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