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ㅊ요양원에서 식사를 거부하는 노인에게 기자가 환자 영양식과 약을 함께 먹이려고 하고 있다. 요양원에서 노인들이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식사를 거부하는 것이다.

사회서비스가 신산업·신기술 분야와 함께 “고용의 쌍두마차”라는 청와대 일자리 수석의 발표를 접했다. 사회서비스는 넓게는 교육, 보건과 사회복지서비스를 가리키기도 하고 좁게는 아동과 노인, 장애인에 대한 돌봄 서비스를 말한다. 특히 후자는 우리나라에서 2000년대 중반 이후 무상보육정책과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장애인활동지원제도 도입을 통해 확대되었다. 지난 10년간 정부는 사회서비스를 꾸준히 확대해왔고 이에 조응하여 사회서비스 고용도 늘었다. 2017년 기준으로 사회서비스 이용자는 약 300만명,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 요양보호사를 모두 포함하여 사회서비스 인력은 약 100만명으로 추산한다.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가족구조가 변화하는 사회에서 사회서비스 수요는 더욱 높아질 듯하다. 현재 우리나라 규모는 영국, 독일, 프랑스 사회서비스 고용 규모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고 노르웨이, 덴마크에 비하면 5분의 1에 불과하단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회서비스는 저임금 불안정 고용의 온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회서비스 노동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보육교사, 요양보호사의 임금과 고용조건이 열악하다는 사실은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단적으로 2017년 전 산업 노동자 월평균 임금이 345만원인 데 비해 사회서비스업은 175만원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시설이나 기관에 고용되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집에서 일하는 재가노동자들의 고용은 더 불안정하고 임금은 더 낮다. 몇시간 일하느냐에 따라 급여를 받는 재가노동자는 이용자가 서비스를 중단하면 바로 실직한다. 2018년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재가요양보호사의 절반 이상이 하루 3시간 이하 일하고 월평균 88만7천원의 임금을 받았다. 조사 대상의 절반 가까이가 전일제로 일하고 싶어 하지만 시급제 호출근로방식이 만연한 현장에서 전일제 고용을 보장할 재가서비스기관을 찾기는 어렵다.

점점 고령화되는 세계에서 사람들은 질병과 장애를 가지게 되었더라도 최대한 자신이 살던 곳에서 도움을 받으며 생활하기를 원하고 있다. ‘살던 곳에서 나이 들기’(Aging in place)라고 부르건 ‘지역사회 통합돌봄’(community care)이라 하건 생활에 불편을 가지게 된 사회구성원을 지역사회에서 격리하지 않고 지원하는 것이 최근 우리나라에서 사회서비스정책의 지향으로 자리 잡았다. 이를 실현하려면 지역사회에서 고령자와 장애인의 삶의 질을 좌우하게 될 사람들의 ‘자격’과 이 활동에 우리가 얼마를 ‘보상’하는 것이 합당한지를 정해야 한다. 좋은 돌봄은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고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보살핌을 받는 관계에서 비롯된다. 생계 유지도 어려운 불안정한 일자리에 이 역할을 맡길 것인가? 일년도 지속하기 어려운 관계를 믿고 노후의 삶을 기대야 하는가?

우리나라에서 ‘요양보호사’의 출현은 돌봄을 직업으로 만드는 전환점이 되었지만 직업으로서의 돌봄은 아직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 어렵다. 취약한 노인들의 집을 방문하여 돌보는 일은 1998년 전까지 노인복지법에서도 ‘가정봉사’였다. ‘가정봉사원’에게 약간의 보상을 하고 노인재가복지가 이루어졌다. 2007년 바우처로 도입된 노인재가사업에서도 제공인력은 시급제 ‘노인돌보미’였다. 모두 전일제 일자리라고 보기 어려운 임금과 고용조건이었다. 그건 요양보호사라는 국가자격증을 가지고 일하는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국제노동기구(ILO)는 지구적인 돌봄 위기를 좋은 돌봄 직업을 만드는 전략으로 돌파하자고 제안했다. 돌봄 직업이 좋아지면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가족 돌봄의 부담이 줄어들며 돌봄 수행에서 성별 격차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생계가 보장되는 돌봄 직업, 경력개발이 보장된 직업으로서의 돌봄이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과 사회서비스원 시범사업에서 실현되었으면 한다. 시군구마다 세워진다는 종합재가센터가 전일제로 사회서비스노동자를 고용하고 경력개발을 지원하는 조직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들 재가센터와 돌봄을 직업으로 하는 노동자들이 다양한 불편과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의 존엄한 일상을 지원하는 믿을 수 있는 사회서비스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이런 사회서비스가 우리나라 고용을 이끄는 쌍두마차가 되었으면 좋겠다.

양난주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내만복 운영위원)

Posted by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내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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