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시행된 지 30년이 되는 뜻 깊은 해다. 다음주 27일에는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여하는 ‘30주년 기념식’도 예정돼 있다. 우리는 건강보험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사회안전망으로 발전해 오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건강보험의 체계도 조금씩 정비되고 있다. 건강보험 보장성도 문재인 케어가 완료되는 2022년이면 70%까지 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건강보험의 재원조달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케어는 건강보험 누적 흑자 20조 원의 절반인 10조 원을 쓰고, 국민들이 부담할 보험료를 최근 10년간 평균 인상률인 3.2% 이내로 관리한다지만 그 다음이 없다. 건강보험이 앞으로도 지속가능할 지 걱정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건강보험 재정을 둘러싸고 걱정과 논란이 생기는 핵심 이유는 건강보험의 핵심 주체인 정부가 자신의 재정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정부는 해당 연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4%를 국고에서, 6%는 건강증진기금으로 조달해 총 20%를 건강보험에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이 법을 시행한 지난 2007년부터 지금까지 정부는 단 한 번도 온전히 책임을 이행한 적이 없다. 해마다 조금씩 과소지원해 온 결과 지난 13년 동안 정부가 지급하지 않은 지원금은 총 24조 5,374억 원에 달한다. 그만큼 건강보험이 성장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이다.

 

더 큰 문제는 건강보험을 강화하겠다는 문재인 정부 들어 오히려 정부 지원금이 줄었다는 점이다. 건강보험 정부지원율은 지난 이명박 정부(2008~2012년) 때 평균 16.4%, 박근혜 정부(2013~2016년) 때 평균 15.3% 였고 문재인 정부(2017~2019년) 들어선 평균 13.4%로 떨어졌다. 특히 올해는 건강보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5년마다 수립하는 ‘건강보험 종합계획’이 발표된 첫 해다. 여기서도 정부는 앞으로 건강보험 국고 지원을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건강보험에서 정부의 재정 책임은 방기될 전망이다.

 

현행 법률에도 문제가 있다. 국민건강보험법(108조)에 따르면 ‘국가는 매년 예산의 범위에서 해당 연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00분의 14에 상당하는 금액을 국고에서 공단에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상당하는’ 문구가 정부가 해마다 모자란 듯 지원하는 빌미가 되고 있다. 이후 법률을 보완해 정부가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0주년 맞은 건강보험, 국민의 건강지킴이로 지속가능하려면 튼튼한 재정이 필수다. 또 건강보험 보장 수준을 더욱 높이려면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라도 정부의 책임 이행은 중요하다. 정부 스스로 책임을 회피하면서 건강보험의 동반자인 기업과 국민에게 보험료를 더 내라는 건 명분이 없다. 정부가 먼저 국고지원 20%를 이행하기 바란다. <끝>

 

 

2019년 6월 24일

 

내가만드는복지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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