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사회복지 현장 비정규직 차별, 더 이상 침묵하지 말자

 

양혜정 사회복지사

 

 

몇 년 사이 사회복지 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인권, 안전보장에 대한 요구와 논의가 활발하였다. 우선 2011년 3월 30일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이후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사회복지사 등의 보수수준 및 지급실태 등에 관하여 3년마다 조사를 하고 있다. 

사회복지 노동자의 처우가 개선되고 있다지만…

최근에는 서울시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눈에 띈다.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의 지속적인 요구로 서울시의 사회복지시설에서 단일임금체계, 유급병가가 일부 시행되는 성과가 있었고, 사회복지 노동조합의 문제 제기로 시설 내 종교 행위 강요, 후원 강요가 공식적으로 금지되었다. 

2018년 근로기준법에서도 의미 있는 개정이 있었다. 사회복지사업이 주 52시간 노동이 가능한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면서 교대근무 노동자의 노동조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일들은 헌신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해온 사회복지 현장에서 꽤나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처우개선이라고 말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크다. 임금의 소폭 인상과 일부 지자체의 단일임금체계 도입, 휴가 및 병가사용 외에는 특별한 개선점을 찾기 어렵다. 임금이 인상되었다 하더라도 사회복지 노동자의 임금 수준 역시 낮다. 2016년 사회복지 노동자의 보수총액은 연평균 2936만 원(월 평균 245만 원)으로 한국 전체 임금노동자의 87.1% 수준에 불과하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7: 203쪽). 

또한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나타난 헌법(11조 종교의 자유, 헌법 32조 근로의 권리, 헌법 33조 노동 3권)에 보장된 권리(근로기준법: 임금, 휴일 휴가, 모성보호, 여성 및 비정규직 차별 등, 노동 관계법: 부당노동행위) 등의 법률 위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사회복지 현장의 비정규직 차별 

이러한 사회복지 현장의 현실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도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사회복지시설은 크게 보호대상 아동이나 장애인들이 거주하는 생활시설과 주간에 주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용시설로 구분된다. 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7년 조사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이용시설이 20.6%로 생활시설 13.5%보다 높은 분포를 보였고,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연평균 보수는 이용시설은 약 56%, 생활시설은 62%로 정규직의 절반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2016)의 조사에서는 비정규직 사회복지사의 월평균 임금은 평균 183.6만 원으로 정규직 사회복지사의 월평균 임금 244.5만 원에 비해 약 61만 원가량 낮았다. 이는 서울시의 2013년 조사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차이가 약 52만 원이었던 것에 비추어보면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비정규직 연차휴가 또는 상응 수당에 관한 복리후생에 대해서는 없다는 응답이 20.4%로 조사되었다. 

국가인권위원회(2013) 조사에서도 비정규직 차별 항목 중 임금 차별에 대한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복지제도, 업무배치, 담당업무, 휴일 휴가, 일상모임, 근무시간에서도 차별이 존재한다. 사회복지시설의 업무가 고용 형태에 따라 업무 강도, 직무 수준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은 고용 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 이는 OECD(2018)가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에 대해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기술 숙련도는 대체로 유사하나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이 정규직의 약 3분의 2수준이라고 지적한 것과 같은 문제이다.  

물론 비정규직 문제는 사회복지 영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고용정책 차원에서 정부가 사회서비스 확충에 집중하면서 사회복지 현장의 비정규직 고용 규모가 커졌고(우수명, 2008), 사회복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한국 전체 노동시장에서 2018년 기준으로 전년 대비 비정규직이 가장 많이 증가한 산업이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이다. 사회복지시설에 비정규직이 있는 경우 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업무는 대부분 상시 지속적인 업무이고, 앞으로도 지속되는 업무임에도 비정규직이 증가하는 것은 노동권과 존엄성 침해이며, 가해 구조로 부적절한 보조금(사업비 부족), 바우처방식의 제도가 존재하고 있다(국가인권위원회, 2013). 

▲ 2018년 9월 1일 서울특별시사회복지사협회에서 주최한 '2018 서울사회복지사 등반대회'에서 사회복지노동조합이 종교 강요 금지를 요구하며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사회복지노동조합


복지부, 정례 사업임에도 단기 사업으로 진행 

특히 주목해야 할 문제는 단기사업으로 인한 비정규직 채용이다. 단기사업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의 외부 기금사업인 경우도 있지만 정부 소관 사업이 많다. 독거노인 친구 만들기, 노인일자리, 독거노인 응급안전 알림서비스사업 등은 모두 보건복지부 사업이다. 이 중 노인일자리사업은 무려 2004년에 시작한 사업으로 이용하는 노인의 수도 많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침을 통해 별도의 임금체계로 운영하면서 매년 비정규직으로 노동자를 채용하고 있다. 2019년 보건복지부 지침에 명시된 세 사업의 인건비는 독거노인 친구 만들기 사업은 월 17만5200원이면서 연 최대 2094만 원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고, 독거노인 응급안전알림 서비스사업은 월 174만5500원, 노인일자리사업의 전담인력은 월 174만6000원으로 최저임금에 맞춰 설계되어 있다.  

급여만이 문제가 아니다. 비정규직 고용 형태는 사회복지 노동자 개인과 기관, 더 나아가 사회복지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은 정규직 노동자들에 비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원철⋅하재혁, 2011; Kim et al., 2013). 

이와 같은 내용은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사회복지노동자 중 상담을 요하는 우울증세가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10.7%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직장생활 및 노동조건 만족도에서도 정규직보다 낮게 나타났다. 평균 근속연수는 모든 직위에서 차이를 보였고, 정규직이 비정규직에 비해 최대 4배까지도 높았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4). 

기간의 정함이 있는 비정규직 사회복지 노동자의 경우 실천적 지식을 축적하거나 활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비정규직 고용은 개인 차원뿐만 아니라 때로는 사회복지기관 차원의 문제가 되기도 하며, 무엇보다도 사회복지기관을 이용하는 클라이언트(이용자)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김준수·조한라, 2017). 결국 사회복지노동자의 고용 형태는 당사자와 기관, 시민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  

서울시, 정규직에게만 복지포인트 지급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라는 공공재를 생산해 내는 노동자이다. 임금은 중앙 및 지방정부에서 결정하고 보조금으로 지급된다. 즉 비정규직 일자리도, 별도의 임금체계에 의한 차별도 정부가 만들어 낸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노동 정책 중 하나인 공공부문 정규직화 사업에도 사회복지사업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지난 2월에도 3단계 사업인 민간위탁 분야 정규직화 관련 지침을 발표하면서 정부가 주도했던 1, 2단계와는 달리 3단계에서는 기관별로 민간위탁사무 타당성을 검토해 직접 수행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아쉽게도 이에 대해 사회복지계에서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비정규직을 양산해 내는 시범사업, 단기사업이 계속 생겨나고 있음에도 침묵하고 있다. 궁금한 것은 이러한 사업 설계에 참여하는 사회복지 학계 전문가, 현장 전문가는 그 안에서 어떤 역할을 했느냐이다. 

얼마 전 SNS에서 익명으로 운영되는 사회복지 대나무숲에 '비정규직도 복지포인트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의 내용을 제목 그대로이다. 2017년 서울시에서는 서울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에게 연 15만 원~20만 원의 복지포인트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이후 복지포인트는 서울시 시장이 사회복지 관련 행사에 참석할 때 자주 언급하는 치적이 되었다. 여기서 문제는 지급 대상을 정규직으로 한정했다는 것이다. 올해에는 최저 금액이 20만 원으로 인상되었다고 하니 '20만 원짜리 차별'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 치사한 차별이 3년째 계속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여러 비정규직 차별이 존재한다. 한 사례로 서울의 한 장애인복지관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진을 홈페이지에 게시하지 않다가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지난해에서야 모든 직원의 사진을 게시했다.  

동료의 차별에 침묵하지 말자
 

사회복지노동자 대부분이 온전히 자신의 권리를 말하지 못하고,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왜 차별받고 배제되는 우리의 동료와 함께 하지 않을까? 고용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처우를 받는 것은 과연 옳은가? 동료의 부당한 처우에 침묵하는 나는 일터에서의 나의 존엄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많은 사회복지사들이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지길 바란다. 이제는 단순한 처우 개선을 넘어 노동권 보장을, 그리고 비정규직 차별에 대해 드러내고 이야기 해야만 한다. 

참고문헌 

- 김준수, 조한라. 2017. 비정규직 사회복지사의 일 경험. 한국사회복지행정학
- 보건복지부. 2019. 2019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운영안내
- 보건복지부. 2019. 2019년 독거노인, 중증장애인 응급안전알림서비스 사업안내
- 보건복지부. 2019. 2019년 독거노인 친구만들기 사업매뉴얼
- 서울특별시사회복지사협회. 2016. 서울시 사회복지사 근로실태조사. 근로환경 개선 토론회 자료집 
- 우수명. 2008. 사회복지 비정규직의 문제에 대하여. 월간 복지동향
- 이원철, 하재혁. 2011. 비정규직과 자살생각의 관련성: 제 1-4기 국민건강영양조사토대. 대한 직업환경의학회지 
- 인권위원회. 2013. 사회복지사 인권상황실태조사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4. 사회복지종사자의 보수수준 및 근로여건실태조사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7. 사회복지종사자의 보수수준 및 근로여건실태조사
- OECD. 2018. 2018년 OECD한국경제보고서  
- <매일 노동뉴스> 2019. 4. 22.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3단계 후속대책 '무용지물' 우려

 

 

* 출처 :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no=253193#09T0

 

치사한 차별이 3년째 계속되고 있다

몇 년 사이 사회복지 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인권, 안전보장에 대한 요구와 논의가 활발하였다. 우선 2011년 3월 30일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이후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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