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100만원 상한제' 졸업하는 준혁이 사례

 

 

박재만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사무처장

 

 

만18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의 기본권을 보장하자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에는 정부가 아동과 청소년의 건강권을 사회보장제도로 보호할 것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1년 국회 비준까지 하였지만 우리 주위에는 병원비로 힘들어하는 아이들과 가족들이 많습니다. 어린이병원비를 전적으로 가족에게 부담하게 하고 모금이나 민간보험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의 현실은 어둡기만 합니다. 어린이병원비에 대한 사회보장제도가 절실합니다.

올해 건강샤우팅카페 주제는 '아동의료비 100만 원 상한제'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은 건강권으로부터 소외된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며 해결방안을 함께 찾아보는 건강샤우팅카페를 2017년부터 매년 열고 있습니다. 2017년 1회는 '암환자의 치료선택권과 생계지원대책', 2018년 2회는 '고령사회, 노인요양서비스 현장이야기'를 주제로 개최하였습니다.  

2019년 3회 주제는 성남시가 시행하고 있는 성남시 아동의료비 100만 원 상한제와 아동건강권을 주제로 개최하였습니다. 건강샤우팅카페는 건강권을 주제로 '정책'에 앞서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건강샤우팅카페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진행했던 환자샤우팅카페를 벤치마킹한 것입니다). 

 

▲ 올해로 세 번째 맞는 성남시 '건강샤우팅카페' ⓒ박재만

 


성남시 아동의료비 100만 원 상한제(이하 성남시100만 원 상한제)는 성남시 거주 만12세 이하 아동에게 연간 의료비 중 비급여에 한정하여 100만 원 초과액에 대해 성남시가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은수미 성남시장이 2018년 6월 민선7기 지방선거 때 어린이병원비국가보장추진연대와 정책협약 후 자신의 핵심 공약으로 성남시 100만 원 상한제를 제시했습니다. 은수미 시장 당선 후 2019년 4월, 성남시의회가 조례를 제정하였고,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거쳐 2019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성남시 원안은 성남시 거주 18세 이하 아동에게 연간 급여와 비급여 의료비를 모두 합해 1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성남시가 지원하겠다는 내용이었는데 중앙정부와 협의 후 연령은 12세로 낮춰졌고, 지원범위에서 급여를 제외하고 비급여로 한정되었습니다.  

성남시가 전국 최초로 지방정부 차원에서 아동의료비를 일정 부분 책임지겠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성남시 100만 원 상한제 시행이 어린이 치료비로 인한 가계부담을 줄여주고, 어린이 건강보장에도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성남시에서 시작한 건강과 생명의 빛이 다른 지방정부로 확산되어 전국적으로 아동의료비 국가보장에 마중물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선천성 심장질환을 지닌 준혁이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

제3회 건강샤우팅카페에서 사례를 발표한 이점숙 님은 성남시 중앙동에 살고 있고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만12세 준혁이 엄마입니다. 준혁이는 지금까지 심장 수술 외 10차례 이상 수술을 받았으며 인지, 언어, 행동 발달장애가 있고 현재는 성남시 초등학교 특수반에 다니고 있습니다. 선천성심장질환이 있어서 민간보험도 들 수 없다고 합니다. 지금도 정기적으로 서울대학병원 등에서 심장내과, 안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비뇨기과, 외과 등 외래진료를 받고 있고, 인지치료, 언어치료, 물리치료, 음악치료, 미술치료, 특수체육치료 등 매월 6가지 재활치료를 교육비 명목으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준혁이가 내년 7월이면 만13세가 되어 성남시 100만 원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되어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준혁이의 연간 치료비 중 각종 재활치료비 786만 원(2018년)은 의료비가 아니어서 지원범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준혁이가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2개 복지관, 언어심리센터, 운동발달센터는 의료기관이 아닌 사회복지시설이기 때문에 의료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 준혁이처럼 지속적으로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어린이재활병원이 매우 적어서 치료 순번이 되려면 오래 대기해야 하고 그나마 복지관에서 2달간 치료를 받고 나면 대기상태가 되기 때문에 각종 사설 센터들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그러니 의료기관에 접근하기는 어렵고 대체 시설들을 통해 치료를 이어가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성남시 100만 원 상한제는 의료비에 국한되기 때문에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문재인 케어'는 건강보험 보장성 70% 확대를 위해 비급여의 급여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비급여 항목 자체가 축소되고 있는 실정에서 성남시 100만 원 상한제가 비급여 의료비만 적용하는 것은 가계의 의료비 부담 절감 효과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결국 해마다 1000만 원 가까이 준혁이 치료비를 감당해야 하는 이점숙 님에게 성남시 100만 원 상한제는 결과적으로 아무런 혜택도 주지 못하는 제도가 돼버렸습니다. 이점숙 님은 12세 이상 성장기 청소년은 제외하고, 급여 항목도 빼고, 병원 의료비에 국한하고 있는 지금의 성남시 100만 원 상한제가 시민들에게 얼마나 혜택을 줄지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최소한 이점숙 님에게는 성남시 100만 원 상한제가 누울 수 없는 침대인 셈입니다.

의료와 복지의 담벼락도 허물어야 

성남시 100만 원 상한제가 장애아동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로 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에게 적용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성남시 100만 원 상한제 적용 연령을 최소한 18세까지 늘려야 합니다. 장애가 있는 사람은 평생 돌봄이 필요하지만 최소한 장애가 있는 어린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는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책임지고 보살피겠다는 의지가 절실합니다.

의료와 복지를 구분하는 담벼락도 허물고 통합적으로 재구성해야 합니다. 준혁이에게 매월 지급되는 17만 원 상당의 복지바우처는 의료비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사회 구성원 누구나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하자는 사회적 기능이 복지라면 복지가 의료를 포함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더 나아가 '아동의료비'에 국한하지 않고 '아동치료비'로 용도를 변경해서 이미 수많은 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이 이용하고 있는 사회복지시설의 교육 및 재활치료기능을 사회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턱없이 부족한 어린이재활병원들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면 각종 민간 재활센터들과 연계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재활병원은 사회복지시설에 의뢰서를 발급하고 사회복지시설은 다시 병원으로 순환시켜 상호 통합 치료하는 시스템 도입도 필요합니다. 환자들의 밥값, 간병도 의료행위가 아님에도 치료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지금은 건강보험 급여로 지급하듯이 장애아동의 각종 교육 및 재활치료도 충분히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더 건립해야 합니다. 건강보장으로서 건강보험이나 산재보험, 실업대책으로 고용보험, 노후대책으로서 국민연금, 이 외에도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지정, 기초노령연금, 임신출산진료비 지원 등 각종 제도들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인프라가 충분치 않은 조건에서 재정 지원만으로는 효과를 충분히 내기 어렵습니다. 재정 지원과 더불어 인프라 구축에 정부 차원에서 적극 나서야 합니다. 장애아동들이 필요한 재활치료를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국가가 책임지고 늘려 나가는 선순환적 정책이 필요합니다.  

준혁이 아빠의 청구를 응원합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준혁이 아빠는 준혁이 같은 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이 충분히 치료받을 수 있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주민 조례 청구인 대표로 나섰다고 합니다. 지방정부든, 중앙정부든 어린이 건강보장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응답해야 합니다. 어린이재활병원이 충분하고 비급여의 급여화가 70~80% 정도까지 이른다면 굳이 급여, 비급여 구분할 필요 없이 현행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상한제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남시에서 시작한 어린이 100만 원 상한제, 여전히 한계를 지닌 정책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어린이 의료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마중물이 되길 바랍니다.

 

 

* 출처 :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no=259754

 

성남시가 주목한 '어린이건강권', 13세 넘으면?

만18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의 기본권을 보장하자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에는 정부가 아동과 청소년의 건강권을 사회보장제도로 보호할 것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1년 국회 비준까지 하였지만 우리 주위에는 병원비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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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내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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