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때문에 쫓겨나지 않는 세상!

가난 때문에 죽지 않는 세상! 빈곤을 철폐하자!

 

 

10월17일은 UN에서 정한 세계빈곤퇴치의 날이다.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이날을 기리며 가난하고 차별받는 사람들에 대한 구호와 원조를 호소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심각한 빈곤문제는 구호와 원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소수의 기업과 탐욕스러운 자본 그리고 빈곤문제 해결에 의지없는 정치권력의 결탁에 있다. 빈곤을 만들어내는 사회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운 좋게 구조된 누구라도 다시 빈곤에 늪에 빠질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10월17일을 빈곤철폐의 날로 명명하고, 가난하고 차별받는 사람들이 스스로 모여 행동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

 

 

우리는 요구한다! 가난 때문에 죽지 않는 세상을!

 

한국의 빈곤과 불평등은 심각한 상황이다. 최저생계비 이하로 살아가는 절대빈곤층이 400만 명, 중위소득의50% 이하로 살아가는 상대빈곤층은 850만 명에 달한다. 노인의 경우 두 명 중 한 명이 빈곤에 처해있다. 빈곤문제가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서 공공복지지출 비용은 OECD국가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예산에 맞춰 복지를 끼워 맞추는 오늘 날 한국 사회는 가난에 처해있는 사람을 죽음으로 내몬다.

 

관악구 모자의 아사를 기억하는가. 세계 경제순위 12위, 30-50클럽 7번째 가입국인 2019년 한국사회에서 사람이 굶어죽었다. 강서구 임대아파트에서는 ‘부양의무자’가 장애와 치매가 있는 가족을 살해한 뒤 자살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전주 여인숙에 살던 노인들은 폐지수집 후 고단한 몸을 누이던 한 평 방에서 화마에 휩쓸렸다. 아현동 철거민 박준경은 계속되는 강제퇴거와 용역 폭력 끝에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렵다’는 유서를 남기고 떠났다. 빈곤에 함께 맞서자는 우리의 호소는 빈곤과 개발 때문에 세상을 떠난 이들을 잊지 말자는 절규다.

 

 

우리는 요구한다! 개발 때문에 쫓겨나지 않는 세상을!

 

빈곤과 불평등은 소득뿐만 아니라 ‘공간’의 점유에도 차이를 낳는다. 30명의 임대사업자가 1만 채의 집을 소유하여 불로소득을 쌓는 동안에 227만 여 가구는 거리‧쪽방‧고시원‧반지하‧옥탑방 등 집이 아닌 집에서 살고 있다. ‘사는 사람’이 아니라 ‘구입하는 사람’과 건설사의 이윤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개발은 사람마저 철거한다. 낡고 오래된 건물이 없어진 자리에 높고 화려한 건물이 들어서고, 가난한 사람은 철거되는 건물과 함께 밀려나고 쫓겨난다. 더 밀려날 곳 없어 저항하는 사람들의 일상엔 용역을 동원한 폭력이 도사린다. 이러한 폭력은 공공공간에서도 다르지 않다. 노점상과 홈리스를 몰아내기 위해 공공기관은 도시미화, 현대화, 거리가게 규격화, 노점상가이드라인 등 새로운 이름의 폭력을 창조하고, 공익의 이름으로 용역 폭력을 구입한다.

 

우리는 이러한 빈곤과 불평등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 이 자리 함께 하고 있다. 가난 때문에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 하고 있다. 우리가 서 있는 이곳 청계천은 가난한 사람들이 개발과 폭력에 밀려나고 쫓겨나 온 공간인 동시에 그러한 빈곤과 차별을 없애기 위해 끊임없이 연대하며 함께 저항해 온 역사적 공간이다. 우리는 화려한 도시 개발을 위해 가난한 사람들 쫓아내고 빈곤의 책임을 개인에게 지우며 가난한 사람들을 삶에서 마저 밀어내는 사회를 거부한다. 빈곤과 불평등 없는 세상을 향해 함께 연대하여 싸울 것이다.

 

 

개발 때문에 쫓겨나지 않는 세상! 빈곤을 철폐하라!

 

가난 때문에 죽지 않는 세상! 빈곤을 철폐하라!

 

 

 

2019년 10월12일

 

1017 빈곤철폐의 날 퍼레이드 참가자 일동

 

 

* 보도자료 문서로 내려받기 --> 

[보도자료]2019_1017빈곤철폐의날_퍼레이드.hwp
0.03MB

 

 

- 사진 : 빈곤사회연대 

 

Posted by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내만복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