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 감염병전문병원 설립과 주치의제도 도입 시급

 

 

우리 사회가 코로나 19와 어려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대구에서와 같은 집단 감염을 제때 막지 못하면 지역사회 감염이 전국적으로 번져 온 나라가 공황상태로 빠져들 수 있기에 긴장감이 더욱 크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서 극명하게 드러난 것은 장애인 시설과 요양병원의 집단감염처럼 건강 취약계층의 건강관리가 거의 방치돼 왔다는 사실이다. 특히 정신과병원에 장기입원한 정신장애인들의 건강관리 실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에 정신장애인들에게서 다수의 사망자가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특히 고령층에게서 만성질환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도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3월 4일 기준으로 코로나 19 사망자 수가 28명을 넘겼는데. 모두 만성질환을 앓던 분들이다.

 

신종 감염병의 확산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우리는 이 상황을 조기에 수습하고 앞으로 유사한 상황에서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다음을 촉구한다.

 

 

첫째, 우리 시민들도 방역에 주체적으로 적극 참여하자.

 

코로나 19와 같은 바이러스는 증상이 가볍고 전파가 빠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 전파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민들이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는 위생 수칙(손 씻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불필요한 모임 줄이기)을 준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이다.

 

시민들이 협조하지 않으면, 코로나 19의 전파를 차단할 수 없고, 환자를 위험군에 따라 분류해 신속하게 치료하는 일도 불가능하다. 시민들이 과도하게 불안감을 가지지 않고 차분히 대처하면, 이번 코로나 19 사태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시민의 적극적인 방역 참여가 중요하다.

 

 

둘째, 예방 중심의 질병관리대책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일차의료에 기반을 둔 주치의제도를 도입하라!

 

사회적위기 상황에서 노인, 만성질환자, 장애인 등 건강 취약계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 이번 코로나19 감염자 가운데 만성질환이 있는 노인의 사망률은 일반인보다 10배 이상 높았던 것도 그 예이다.

 

국내에서 신종 감염병이 유행할 때 마다 공공병원과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강조하고 일부 개선하고 있지만, 건강관리를 위해 주민이 처음 접하는 일차의료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 못해왔다. 특히 건강취약계층의 효율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첨단장비를 동원하는 고가의 검사가 아니라 일차의료에 기반을 둔 주치의제도이다.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이 1339(질병관리본부 콜센터)가 아니라 자신의 병력을 알고 있는 주치의와 1차적으로 전화 상담을 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의료기관 방문을 줄이므로 감염병 전파 억제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정부는 당장 눈에 보이는 문제들만을 해결하려 하지 말고, 공공기능을 수행하는 포괄적인 표준 일차의료기관 모형 설정, 주치의제도 도입 등 일차의료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개혁을 설계해야 한다.

 

 

셋째, 음압병상을 갖춘 공공병원을 확충하라.

 

현재 확진 환자만 3600여 명이 발생한 대구에 국가지정 음압병상이 10개에 불과하다. 국가지정 격리병실이 경상남도 전체에 4개, 경상북도에 3개, 전라남도에 4개뿐이다. 음압병실 설치비용은 국가지정 병상의 경우 3억 원이고 유지비용도 높아 평소에 수익이 보장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음압병실은 민간에선 유지하기 어렵고, 공공병원에서만 가능하다.

 

현재 실태는 어떤가? 병원마다 대개 10개 미만 소수의 음압병상을 가지고 전국의 환자를 분산 수용해 치료해오고 있다. 당연히 감염병 환자들과 일반 환자 치료를 병행하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가지정 음압병상이 있다 하더라도 오로지 격리치료실만 있지 종합적 감염관리에 적합한 시설은 아니다.

 

공공기반의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이 시급하다. 유럽과 일본 등은 감염병 전문병원을 공공으로 설립해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아 적자가 나더라도 전문인력을 훈련·교육하며 운영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이를 약속했지만 사실상 하나도 진척시키지 않았다. 감염병 전문병원을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또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공공병원을 대폭 확충하는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공공병원 병상은 10.4%에 불과해 OECD 꼴찌로 민간의료의 의존도가 아주 심하다. 의료의 시장지향성이 가장 두드러진 미국조차도 공공병원 병상이 25.8% 수준이다. 특히 응급의료, 감염의료의 경우 그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워 민간에서 해당 시설과 인력을 유지하긴 어렵다. OECD 국가에서 공공병원의 비율이 평균 73%이다. 이 수준은 어렵다라도 최소한 20∼30% 정도로는 공공의료 병상을 확충해야 한다.

 

 

넷째, 지역에 기반한 정신보건의료체계를 구축하라.

 

이번 코로나 19를 통해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 정신병원의 반인권적인 실상이다. 청도 대남병원 103명의 입원자 중 확진자가 101명으로 발병률이 무려 98%이다. 이중 사망자가 7명이다. 정신장애인들은 정신뿐만 아니라 몸도 오랫동안의 감금을 통해 황폐화되고 있다. 정신장애인들은 폐쇄된 공간에서 점차 신체 기능을 잃게 돼 활력없는 인간이 되는 것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정신병원인가?

 

이미 선진국에서는 정신장애 대응의 방향을 탈수용화로 분명히 정하고, 지역에서 정신보건체계를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만시지탄이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신의학계에 큰 성찰과 개혁의 흐름이 나타나야 한다. 시민들도 이제는 시대착오적인 반인권적 정신병원을 더 이상 용납하지 말고, 지역에서 정신보건과 일차의료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인권 침해의 문제가 다분한 현 정신보건체계의 문제점을 드러내놓고 개선하는데 왜 이리 소극적인가? 정신장애인들은 어쩌면 현 보건의료체계에서 가장 방치된 존재이지 아닌가? 문제를 덮고 그 안에서 안주하기보단 정신장애인들을 위한 지역 정신보건체계 구축에 적극 나서주길 촉구한다.

 

 

 

202034

주치의제도 도입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준비위원회

 

 

(현 참여단체)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시민모임, 녹색소비자연대, 소비자와함께,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내가만드는복지국가, 한국YMCA연맹, 대한가정의학회, 기독청년의료인회, 일차의료연구회,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 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한국커뮤니티케어보건의료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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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제도입본부 코로나 성명서발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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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내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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