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의 평생 벗으로 기초연금 50만원 지급하자!

 

 

국민연금 인상은 계층간 급여 격차, 미래세대 부담 방치 문제 지녀

 

기초연금 50만원 제공하면 노인빈곤율 43%에서 33%로 하향

 

기초연금 인상과 복지증세를 통한 사회연대 구현

 

 

 

한국사회에서 노인의 생계가 무척 어렵다. 노인 두 명 중 한 명이 빈곤 상태에 있다. 2017년 기준 노인빈곤율이 43.8%로 OECD 회원국 중 최고이며, 회원국 평균 13.5%보다 3배나 높다.

 

대한민국에선 노인이 될수록 가난하다. 비노인과 노인의 빈곤율 격차가 크다. 18-64세 비노인 인구의 빈곤율은 12.7%로 낮지만 노인빈곤율은 3배가 넘는다. 젊었을 때는 일정한 소득을 얻으며 생활하지만 은퇴 이후 급격히 빈곤에 빠진다는 의미이다. 노인 중에서도 나이가 많을수록 가난하다. 66~75세 초기 노인의 빈곤율은 35.5%이나 75세가 넘으면 55.9%로 오른다. 대한민국은 나이가 들수록 미래가 어두워지는 나라이다.

 

그래서 한국의 노인들은 일을 하러 나서야 한다. 2018년 노인 경제활동참가율이 32.2%로 OECD 회원국 평균 15.3%의 두 배 수준이다. 한국 노인들이 가난하고 또한 일을 찾아 나서는 이유는 생계가 어렵기 때문이다. 선진국 노인들은 어떤가? 그들 역시 노동시장에서 은퇴해 시장소득이 적지만 노후 빈곤에 시달리지는 않는다. 공적연금 덕분이다. 젊었을 때 가입해 온 국민연금을 받거나, 일정 금액의 기초연금으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2016년 OECD 회원국 노인들은 자신의 노후소득에서 평균 57%를 공적연금으로 충당한다. 반면 한국은 25%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노인의 삶이 힘겨운 핵심 이유이다. 앞으로 노인 빈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공적연금 강화가 필요하다.

 

노인 빈곤, 빠른 고령화에 직면한 우리나라에서 평안한 노후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적연금이 튼튼해져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공적연금으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이 있다. 앞으로 두 제도를 엄밀하게 평가하고 가장 적합한 정책을 추진해가야 한다.

 

보통 공적연금 강화의 방향으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이 제안돼 왔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후보의 공약이었고, 대다수 친복지 사회단체가 이를 주창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은 노인 빈곤 대응에 효과적이지 않고 오히려 부작용이 크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국민연금이 노후소득보장에서 중요한 제도이지만, 서구 연금과 비교해 난감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젊었을 때 노동시장의 격차가 그대로 노후연금에 반영되는 제도이다. 소득이 많고 고용이 안정돼 보험료를 오래 낸 사람들일수록 연금액이 많고, 하위계층일수록 금액은 적다. 이러한 구조에서 소득대체율을 올려도 하위계층 노인에게는 별로 효과가 없다. 오히려 노동시장 중심권 계층일수록 국민연금 순혜택을 더 얻어가는 ‘역진성’ 논란을 낳는다.

 

또한 수지불균형이 심각하다. 미래 국민연금의 명목 소득대체율이 우리와 비슷한 독일, 스웨덴 가입자들은 현재 소득의 약 18%를 보험료로 내고 있다. 우리나라 9%의 두 배이다. 국민연금의 재정구조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한다. 반면 수지불균형이 심한 한국의 국민연금에선 시간이 갈수록 미래 세대로 재정 부담이 넘어가고 있다. 국민연금 장기 재정계산에 따르면, 앞으로 저출산고령화까지 심해져 미래 아이들은 우리와 동일한 소득대체율을 적용받더라도 지금보다 3배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문재인정부와 친복지 사회단체들이 제시하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론은 보험료율 인상도 제안하지만 추가 소득대체율 인상분만큼만 보험료를 올리기에 결국 현재 수지불균형을 방치한다. 국민연금의 수지불균형에 눈 감으면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올리는 건 정당하지도, 적절하지도 않다.

 

이제 노후소득보장에서 국민연금 중심의 관성에서 벗어나자. 국민연금 수령액이 적은 이유는 명목 소득대체율이 낮아서가 아니다. 현재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대략 OECD 평균 수준에 이른다. 그럼에도 실제 연금 수령액이 적은 것은 노동시장의 불안정과 격차로 인한 짧은 가입기간 때문이다. 소득대체율을 올려서 풀 과제가 아니다. 앞으로 국민연금에서는 사각지대를 줄이고, 미래 세대 부담을 경감하는 작업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신 공적연금 보장성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대신 기초연금 인상으로 보강하자. 구체적으로, 21대 총선에서 ‘기초연금 50만원’ 공약을 제안한다. 이는 현재 기초생활보장 1인가구 생계급여 수준의 금액으로, 재정 여건을 감안할 때 사회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방안이라 판단한다. 국민연금연구원의 분석에 의하면, 기초연금을 50만원으로 인상하면 현재 약 43%의 노인빈곤율이 33%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 기초연금 50만원은 결코 높은 금액이 아니다. 서구에서 기초연금을 시행하는 나라들은 오래전부터 우리보다 2~3배 금액의 기초연금을 노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일부에서 기초연금액이 오르면 국민연금 가입 동기가 약화될 것이라 우려하지만 근거가 약한 주장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계층은 현재 중간계층일텐데, 이들이 은퇴 이후 기초연금 수급자가 되기 위해 미리 국민연금을 회피한다는 가정이다. 기초연금 수급 자격은 소득, 재산을 모두 따지기에 이는 국민연금 뿐만 아니라 저축, 재산 등 노후 준비를 방기할 거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기초연금 인상을 반대하기 위한 과도한 가정이며, 설령 그러한 시도가 있더라도 일정한 소득을 가진 중간계층이 의무제도인 국민연금을 회피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2007년까지 일반 시민을 위한 공적연금은 국민연금밖에 없었다. 이후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되었고 이름이 기초연금으로 바뀌면서 현재 30만원까지 성장했다. 더 키워가야 한다. 기초연금은 조세를 기반으로 70% 노인에게 동일 금액을 제공하기에 사회연대성이 큰 제도이다. 노인빈곤율이 높고, 국민연금은 내부 격차와 수지불균형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효과적인 노후소득보장 방안이다.

 

물론 기초연금 인상은 증세를 요구한다. 앞으로 낮은 조세부담률을 상향하는 조세개혁이 필요하다. 우리 부모님과 미래의 나를 위해 기초연금 인상과 증세 개혁을 함께 추진하자. 복지국가에 부합하는 조세 인프라를 갖추고, ‘노후의 평생 벗으로 기초연금 50만원’을 지급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자.

 

 

 

 

2020년 3월 16일

 

내가만드는복지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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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내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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