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양도차익 과세는 공평과세의 기본

 

내년 3억원 기준 예정대로 진행해야

 

연말 물량폭탄 위협은 과장된 주장

 

정치권은 조세정의 염원 시민 목소리 엄중히 들어라!

 

 

 

주식양도차익 과세대상 확대를 두고 논란이다. 내년 4월부터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대상이 기존 종목당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강화될 예정인데, 개인투자자들이 이에 반발하고 정치권까지 일부 동조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정부가 3억원의 기준을 고수하면 내년 선거에서 여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주장한다. 야당 뿐만아니라 여당에서도 과세대상이 되는 대주주 기준을 기존의 10억원으로 유예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3억원이 큰 금액이 아닌데 그 정도 주식을 보유했다고 회사를 지배하는 주주로 간주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현재 3억원 계산시 부부, 자녀, 부모, 조부모 등까지 합산하도록 되어 있어 개인별로 수천만원 정도의 주식만 보유해도 과세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정책이 철회되지 않으면 올 연말에 3억원 기준을 회피하기 위해 매도물량이 쏟아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선, ‘대주주’ 용어가 혼란을 부르는 측면이 있다. 다른 법이나 일상생활에서 대주주라는 개념은 훨씬 좁게 사용된다. 일상생활에서는 지분율이 가장 높은 주주를 지배주주 또는 대주주라고 부르고, 상법상 별도의 제한이 있는 주주(주요주주)는 지분율이 10%를 초과해야 한다. 그런데 주식양도차익 과세에서 정하는 대주주는 위의 개념과 아무 상관이 없다. 세법에서는 단지 과세대상이 되는 주주를 가리키는 것으로, ‘과세대상 주주’가 의미를 정확히 나타내는 용어일 것이다. 이번에 과세대상이 확대된다는 점만 논의하면 된다. 개인투자자들이 ‘3억원 정도 주식 가졌다고 지배주주로 간주하는 것은 과도하다’ 혹은 ‘징벌적인 재벌세’라는 비판은 부정확한 용어에 집착한 논리로 이번 개편의 본질과는 상관이 없는 주장이다.

 

물론, 개인투자자들의 주장 중에 가족간 합산이 과도하다는 부분은 일리가 있다. 금융실명제가 도입된 지 거의 30년이 다 되어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명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관행이 이제는 상당부분 없어졌다고 봐야 한다. 최근 주식투자자들이 늘어났다는 점도 명의를 빌려주는 일이 줄어드는 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자신이 언제든 주식투자에 나설 수 있으므로, 부모나 조부모에게 명의를 빌려줄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을 감안하여 기획재정부도 합산 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합산범위 문제는 더 이상 과세대상 확대 자체를 반대하는 명분이 될 수는 없다.

 

남은 주장은 하나다. 종목당 3억원에서 1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연말에 과세요건을 회피하기 위해 3억원 이하가 될 때까지 물량을 내던진다는 ‘위협’ 주장이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말 특정주식을 3억원에서 10억원 사이에 보유한 주주는 약 8만명이고, 금액으로는 41조 수준이라고 한다. 전체 개인투자자 보유액이 417조원 수준이라고 하니, 약 1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물량이 쏟아지면 주식시장이 폭락할 것이고, 그 피해는 모든 투자자들이 본다는 것이 개인투자자들의 주장이다.

 

이 주장이 얼마나 타당할까? 양도차익 과세는 이익이 실현되었을 때 이루어진다. 보유하고 있을 때에는 상관이 없다. 그 점에서 모든 주주가 3억원 이하가 될 때까지 물량을 쏟아낸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장기투자자나 장기투자자는 아니더라도 당장 내년에 매도계획이 없는 투자자는 연말에 물량을 던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양도세 중과가 물량 잠김 효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주식 매도는 부동산에 비하면 훨씬 간단하니 과세요건 회피를 위해 적극적으로 매도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를테면, 5억원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가 내년에 양도할지도 모르니 2억원만큼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다. 그 주식의 향후 전망이 좋아서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었다면 연초에 다시 2억원 만큼을 매수해야 할 것이다. 연말 주가 하락을 일으키는 수급의 변동이 연초에는 반대로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된다. 반대로, 다시 매수하지 않는다고 하면, 그것은 앞으로의 주가 전망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양도세 문제가 아니어도 어차피 매도할 주식이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 번거로운 일을 모든 주주가 할까? 연말에 매도했다가 다시 연초에 매수하려는 사이에 주가가 예상보다 많이 올라 필요한 만큼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말이다.

 

또한 특정 종목을 3억원 이하로 만든 후에 그 자금을 다른 종목에 투자할 수도 있을 것이다. 3억원이라는 기준에 맞추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투자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종목에 특별한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은 투자자라면 이렇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그 결과는 나머지 투자자한테 나쁘지 않다. A주식을 5억원 가지고 있던 주주는 A주식을 팔겠지만, B주식을 5억원 가지고 있던 주주는 B주식을 팔고 A주식을 살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금까지 소외되었던 소형주들이 각광받을 수도 있다.

 

사실, 어떤 투자를 결정하는데 있어 세금은 부차적인 고려 요소이다. 1억원의 이익이 예상되는데 2천만원의 세금이 부과된다면 투자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 답이 명확하다. 2천만원을 제외하고도 8천만원의 이익이 생기기 때문에,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투자를 해야 한다. 투자결정 자체를 바꾸는 요소는 매매차익에 대한 기대이다. 세금 때문에 이익을 거둘 기회 자체를 발로 차 버리는 투자자는 없다.

 

과세요건 회피를 위한 대량 매도 예상은 합리적이지 않다.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연말에 일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2017년과 2019년 과세대상 기준을 각각 15억원과 10억원으로 낮추었을 때에도, 연말에 매도물량이 늘어나긴 했지만 그것 때문에 장기간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일시적인 충격은 조만간 회복된다는 것을 주식시장은 여러 번 보여주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3월에 발생한 주가폭락과 이후 급등이 생생히 가르쳐 준 사실이기도 하다.

 

이렇게 주식양도차익 과세강화가 가져올 수 있는 혼란은 근거가 없고 부풀려진 것에 비해, 이번 개편이 가져오는 의미는 작지 않다. 소득세에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라는 원칙에 중대한 예외가 주식양도차익 과세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과세대상 주주 확대는 2017년부터 일관되게 진행되고 있었고, 3억원까지 확대하는 로드맵도 2017년에 발표된 것이다. 3년 전에 발표해서 일관되게 추진된 공평과세 정책을 근거없는 위협으로 뒤집는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성실히 납세하는 일반 시민들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2023년에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전면과세가 이루어지니 이번에 유예해도 괜찮다는 여당의 인식도 문제가 많다. 2022년 말에는 이런 논란이 없을까? 10억원 기준을 그대로 유예해 두면, 2022년 연말에는 10억원 이하 개인투자자들이 모든 주식을 던질 것이라는 공포 마케팅이 훨씬 더 큰 규모로 나올 것이다. 그러한 비합리적인 공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이번에 정책 기조를 바꾸면 안된다.

 

증세라는 어려운 과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공평과세에 대한 공감대 확보가 최우선이다. 주식투자로 이익을 얻는 사람들이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는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증세에 동참해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여러 분야에서 조금씩 어렵게 공평과세가 진전되고 있었다. 주식양도차익 과세강화도 공평과세 확대라는 큰 대의에서 중요하고 의미있는 진전이다. 정부여당은 흔들려서는 안된다. 공평과세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더 엄중하게 들어야 한다. <끝>

 

 

 

2020년 10월 12일

 

내가만드는복지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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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내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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