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지역자활센터, 참여주민 특성 감안해 역할 정립해야

 

 

김미현 서울시복지재단 책임연구위원




 

 

지역자활센터(이하 '센터')는 1996년에 시작된 시범사업에서 출발하여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되면서 본격적으로 근로능력이 있는 빈곤층을 대상으로 근로연계복지정책을 수행하는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센터는 지역사회복지사업 및 자활지원사업 수행 능력과 경험 등이 있는 사회복지법인 등 비영리법인과 단체에서 운영할 수 있으며, 사회복지법인 등 비영리법인이 없거나 자활사업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지역의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운영할 수도 있다.

 

센터의 설립목적은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에게 집중적・체계적인 자활지원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자활의욕 고취 및 자립능력 향상을 지원,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의 자활 촉진에 필요한 사업을 수행하는 핵심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수행토록 하는 것이다. 센터가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실시 이후 약 20여 년간 명실공히 빈곤층의 자활을 위한 사회복지 인프라로서 그 기능 및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은 명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활사업이 시작된 이래 나타난 여러 환경변화로 인해 자활사업의 정책 목표와 정책 대상 간 불일치 논란이 계속되어왔다는 점에서 센터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 2013년부터 시작된 노동부의 '근로빈곤층취업우선지원사업'(복지부-고용부 양 부처 간 일자리 지원 사업을 연계·조정한 '일을 통한 빈곤 탈출 지원' 사업을 말한다. 일할 능력이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들이 고용센터에서 고용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취업역량을 키우며 자활경로를 설정하고 일반 시장에 취업이 가능한 기초수급자는 취업성공패키지에, 당장 취업이 어려운 경우 희망리본이나 자활근로사업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과 2019년 실시한 복지부의 자활사업 확대 정책은 근로 역량 및 자활 의지가 낮은 참여자들을 대거 센터에 들어오게 하면서 정책 목표와 정책 대상 간 불일치를 넘어 지역자활센터 운영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자활사업의 목적은 근로 역량을 배양하고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탈빈곤 및 빈곤 예방을 지원하는 것이며 노동 강도 및 근로 욕구 등에 따라 근로유지형, 인턴·도우미형, 사회서비스형, 시장진입형 등으로 구분된다. 최근 3년간(2017~2019) 서울시 자활사업에 참여한 총인원은 2017년 3,022명, 2018년 3,873명, 2019년 10,014명으로 전년 대비 2018년 128.2%, 2019년에는 258.6%의 증가율을 보였다(<표 1> 참조. 2019 서울광역자활센터 자료 가공. 이하 표 동일함. 2019년 말 기준 서울시 지역자활센터는 총 30개소이다). 

 

 

 

자활사업 참여자들을 수급유형에 따라 살펴보면, 조건부수급자와 일반수급자의 경우 2017년에 비해 2019년 참여자 수가 약 4~5배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자활특례 및 차상위는 같은 기간 약 2배의 증가율을 보이는 데 그쳤다.

 

그런데 이를 게이트웨이(Gateway)(게이트웨이는 자활사례관리의 첫 단계로 자활근로 참여자의 구체적인 자활경로를 세우고 이를 이행하기 위하여 기본지식과 소양을 익히는 사전단계를 말한다. 게이트웨이에서는 상담, 기초교육, 욕구조사 등을 기반으로 IAP(Individual Action Plan)와 ISP(Individual Service Plan)를 수립한다.) 참여자와 자활근로 참여자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소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즉, 2019년 게이트웨이는 모든 수급유형의 참여자 수가 2017년 대비 약 8~10배 이상 증가율을 보였으나, 2019년 자활근로는 2017년 대비 약 1.5~2배로 비교적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차상위의 경우 2017년(303명) 대비 2018년(276명) 오히려 감소하였으며, 2019년(466명) 다시 증가하였으나 다른 수급유형에 비하면 그 증가율이 높지 않다. 이는 자활급여 단가 인상 및 자활 인센티브 강화 등을 통해 자활사업에서 차상위의 비중을 높이려는 정부의 정책이 그 의도와는 달리, 현실적으로는 차상위를 자활사업에 유인할만한 동력이 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표 2> 참조). 

 

 

 

이상에서 살펴본 자활사업 참여주민들의 특성 변화는 센터의 역할 및 기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사업 초기에 비해 갈수록 자활 의지 및 근로 역량이 낮은 참여주민들이 자활사업 참여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면, 이제 자활사업의 정책 목표 및 사업내용들은 대폭 수정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센터는 말 그대로 '근로 역량이 떨어지고 자활 의지가 낮은 사람들'일지언정 남은 자신의 삶을 지역사회에 적응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 대표적인 사례가 센터의 사례관리 기능이다. 자활사례관리는 종합사회복지관 등 전통적인 사회복지기관에서 시행하는 그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으며, 지금까지 자활의 사례관리는 센터 업무의 중심이 아닌 주변부에 위치해왔었다. 그러나 참여주민의 특성 변화로 인해 이미 사례관리가 센터의 핵심적인 사업으로 자리 잡은 센터들도 존재한다.

 

현재 센터의 사례관리는 게이트웨이, 희망통장, 자활사례관리 등 3부분으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으나 이는 통합적 사례관리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센터는 참여주민의 특성 변화를 십분 고려하여 초기상담을 비롯하여 게이트웨이에서부터 자활근로사업단, 그리고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 전반에 걸쳐 참여주민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센터에 역량 있는 사례관리자가 필요하다. 종사자 처우개선 등 인력지원이 필요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종사자 수 현황을 살펴보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종사자 수는 2017년 277명에서 2018년 294명, 2019년 344명으로 2017년 대비 약 124.2% 증가하였으나, 이를 정규직과 계약직으로 나누어 비교해보면 그 실체가 드러난다. 정규직은 2019년 177명으로 2017년(173명)에 비해 1.7%(3명)밖에 증가하지 않았으나, 계약직은 2019년 167명으로 2017년(104명)에 비해 60.6%(63명)로 대폭 증가하였다(<표 3> 참조). 계약직의 증가는 단순히 비정규직의 증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센터가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제약 요인이 된다.

 

 

 

자활사업 참여자 중 위기대상자가 대폭 증가하고 다양한 신사회적 위험으로 인해 복합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례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음을 비추어볼 때, 향후 센터의 사례관리 역할과 기능은 더욱 강조되고 전문화될 필요가 있다. 또한 자활사업 참여를 통해 경제적인 것뿐 아니라 심리·사회적으로도 긍정적 변화를 경험하는 지역주민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음을 볼 때, 자활사업 참여자들에게서 더 많은 긍정적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사례관리가 필요하다. 

 

2000년 법 제정 이후 그간 20여 년 동안 센터가 운영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 지역사회 안에서 센터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향후에는 지역 내 센터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그 존재감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센터가 중앙정부의 지침에 의해 표준화된 자활사업을 운영하는 것을 넘어, 지역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후 광역시도 및 기초지자체와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센터를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그에 대한 평가 역시 중앙정부의 독자적인 방식이 아닌 지자체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02210531697453?utm_source=naver&utm_medium=search#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Posted by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내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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