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온라인 복지박람회, 공유와 연대를 확인하다

 

 

최윤숙 도봉구사회복지협의회 사무국장

 

 

 

내가 사는 서울시 도봉구에선 매년 9월에 사회복지의 날을 기념하여 사회복지박람회가 열린다. 다양한 기관이 함께 뜻을 모아 홍보 부스를 차리고 알거리,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 속에 북적이는 주민들과 함께 사회복지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이다. 관내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무대를 만들어 사회복지유공자 시상식을 통해 사회복지인들을 격려하고 사회복지의 가치를 함께 나누기도 하였다. 매년 축제와 같은 자리이다.

올해 초 코로나19의 추이를 지켜보며 행사를 치러낼 수 있을까 고민이 깊었다. 3월 이후 코로나19 위기 경보 '심각'단계가 장기화되고 확산세가 지속되며 빠른 결단이 필요했고 집합식 행사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무자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했다. 사회복지 현장 뿐 아니라 기업, 관공서 등 다른 영역까지 확대하여 유사 사례를 검색하였고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던 타구 지역축제와 박람회를 참고하여 실행 가능한 계획안을 마련하였다. 내부적으로 여러 번의 회의로 의견을 모으고 구청 주무부서, 협의회 자문위원, 관내 복지관에 재차 브리핑을 거치며 새로운 형태와 운영 방식에 대해 반복해서 설명하고 제안하며 자문을 더해 사업계획서를 확정하였다.

 

 

코로나 속에서도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들

 

▲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온라인 복지박람회를 준비하기 위한 사전 기획 회의. ⓒ도봉구사회복지협의회

 

 

사회복지박람회의 형태를 비대면 온라인으로 추진하며 확고하게 세운 기조는 역시 공유와 연대의 가치였다. 사회복지박람회의 첫 번째 목적인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복지서비스 홍보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구청 주무부서와 사회복지기관들과 함께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복지 현장을 알려낼 방법을 모색하였다.

 

올해 3월 대규모 집단 확진 이후 기저질환 등으로 감염에 더욱 취약한 노인 확진자가 급증하였고 노인요양시설을 비롯한 사회복지기관들이 집단감염에 대한 대응 조치로 불가피하게 휴관에 들어갔다. 휴관이 장기화되며 이로 인해 이용자들은 감염에 대한 불안과 함께 사회서비스의 단절로 인한 외로움까지 함께 겪게 되었다.

 

당시 대다수 지역 주민들은 굳게 닫힌 문에 붙은 휴관 안내문을 보며 사회복지시설이 휴업 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도 사회복지기관들은 유례없는 재난 상황에서 긴급돌봄과 위기지원으로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감염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이번 박람회는 이러한 사회복지기관의 숨은 노력들을 지역주민과 공유하는 자리였다.

 

'휴관'이 '휴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위기대응 전환업무'로 긴박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복지관 내 급식시설, 노인요양시설, 장애인보호시설, 지역아동센터 등의 필수돌봄 제공기관에서는 서비스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긴급 돌봄이 이뤄졌다. 보조인력, 봉사자의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최소 인력의 사회복지종사자가 일당백으로 서비스 제공 과정의 모든 역할을 해내야만 했다. 기관 이용자의 감염예방을 위하여 손이 닿는 모든 곳을 수시로 소독하고, 항균필터 부착, 손소독제 등의 방역용품 비치, 방역가림판 설치 등 내부 시설 보완을 통해 철저하게 기관 방역을 준비하였다.

 

또한 사회로부터 단절, 고립된 이용자의 마음 방역을 위하여 상시 안부 전화와 손편지로 응원 메시지 전하기, 집에서 할 수 있는 식물 키우기 키트, 그림 그리기 키트, 양육에 활용할 교자재 키트 등을 발송하였다. 정부의 휴관 지침을 준수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되 마음의 거리는 멀어지지 않도록 이용자를 더욱 세심하고 살뜰하게 챙기고 있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주민에게 알려야 했다. 이에 관내 사회복지기관에 코로나19 이후 서비스 내용을 담은 영상을 요청하였고 16개 기관에서 뜨겁게 호응하며 참여했다. 전문가의 손을 거치며 다양한 복지서비스의 모습이 1시간가량의 영상에 담겼고 200인치 영상 차량이 일주일간 도봉구 14개동 곳곳을 누비며 사회복지 서비스 홍보 영상을 상영하여 많은 주민이 직접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사회복지 홍보 영상과 함께 지역 주민들의 질문에 사회복지기관 실무자들이 허심탄회하게 답하는 복지잡담회 영상도 함께 송출하였다. 사전에 기관 이용자를 통해 질문을 받고 적절한 질문을 선택하고 패널을 추천하고 영상을 구성하는 이 모든 과정을 8개 기관으로 구성된 TF팀과 함께하였다. 함께 이야기를 나눌 패널로 장애인복지관과 종합사회복지관 실무자를 초대하여 사회복지기관의 코로나19 대응 현황과 사회복지사들의 변화된 업무 등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에 대한 질문과 사회복지사는 어떤 사람들인지, 급여는 얼마나 받는지 현실적인 질문들에 답하는 과정을 담아 영상을 제작하여 공유하였다.

 

지역주민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이벤트도 병행하였다. '사회복지' '나눔' '도봉구' 등 사회복지박람회의 주제에 적합한 단어를 제시하고 'N행시'를 공모하였다. 기업의 후원을 이끌어내어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선물도 제공하였다. 준비한 100개의 선착순 선물은 지역주민의 높은 호응 속에 이벤트 첫날 마감될 정도였다. 지역주민의 관심과 사랑이 녹아있는 'N행시' 작품들은 캘러그래피 작가의 손을 거쳐 멋진 작품으로 재탄생하였으며 온라인 전시회로 주민들과 다시 공유하였다.

 

마지막까지 확산 추이를 지켜보며 결정을 유보하였던 사회복지유공자 시상식 역시 결국은 온라인으로 진행하였다. 수상자들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하고 시상하는 영상을 제작하였다. 모든 수상자를 다 담아낼 수 없었지만 사회복지에 기여하신 한분 한분의 이야기를 담으며 그 안의 진심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복지박람회, 공유와 연대를 확인하다

 

돌아보면 박람회를 추진하며 모든 과정과 순간이 공유와 연대였다. 누구도 해보지 않은 일을 계획하며 계속해서 내용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여 수정하고 시도하고 결과를 나누며 매 순간 공유하고 연대하였다. 온라인 사회복지박람회를 통해 새로운 실천 방법을 제시하였고 서울시와 다른 구를 비롯하여 지방에서까지 문의와 자료 요청이 이어졌다. 전체 진행 과정에서의 성공 요인들 뿐 아니라 어려움과 실수까지 아낌없이 공유하여 덕분에 행사를 잘 치러낼 수 있었다는 인사를 많은 곳에서 들었다.

 

내년도 사업을 구상하는 시점에서 코로나19라는 큰 변수를 어떻게 사업에 녹여내야 할지 고민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도 분명 방법은 있다.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의 지향점을 확고하게 세우고 방향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대면, 비대면 어느 형태에서도 진정성은 통할 것이다.

 

온라인 사회복지박람회를 추진하며 새삼 알게 되었다. 코로나19로 닫힌 문 속에서도 쉼 없이 움직이며 주민을 만나고 서비스를 추진하는 사회복지기관과 실무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이번 박람회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이를 공유하며 서로 연대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아마 이번 박람회를 통해 주민들과 실무자 모두 더 힘을 얻었을 것이다. 이러한 작은 경험들을 공유하고 연대하며 지혜를 모으는 과정이 뿌듯하다.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는 공유와 연대의 힘을 믿는다.

 

*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의제별 연대활동을 통해 풀뿌리 시민의 복지 주체 형성을 도모하는 복지단체입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12412333153779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Posted by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내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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