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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만복 활동/내만복 칼럼

[내만복칼럼] 오세훈 서울시 '안심소득'의 역설…청년수당·청년월세가 중단됐다

6.1 지방선거가 끝났다. 보수 압승, 진보 몰락이다. 불과 5년 전 선거에서는 진보 압승, 보수 몰락의 선거 결과가 나왔다. 실상 큰 차이가 없는 거대양당의 정권교체만 요란하다는 기시감이 든다. 양당 정치세력 교체가 보수 압승, 진보의 몰락이라 표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선거 결과는 엄중한 민심의 지표다. 민생을 살피지 않는 정치세력은 언제든지 교체된다는 사실이 자명할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선거 시기에만 주권자로 호명되는 것을 거부하자. 복지국가 주체인 시민으로서 선출직 공복의 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보완과 이행을 요구하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낸 공약집 4~6쪽 갈무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안심소득,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쪽 선거공보물의 9페이지를 정책공약에 할애했다. 그중에서도 취약계층 4대 정책을 제시하며, 보수 철학에 기반 한 복지정책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대표정책은 현재 시범사업으로 시행 중인 '안심소득'이다. '하후상박'형 소득보장제를 도입하여 기초생활보장제도보다 지원 대상을 넓히고 보장 수준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항구적인 복지시스템을 마련하고, 창신동 모자 사망사건 등 비극의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비전이다.

 

지원 대상을 넓혀 사각지대를 완화하고, 취약계층 소득보장 수준을 높이겠다는 정책 의도는 환영한다. 뿐만 아니라, 진보 보수를 떠나, 정치적 소신에 따른 복지시스템을 구상하고, 정책실험으로 소득보장정책 경합의 논점을 만든다는 데도 큰 의의가 있다. 

 

'안심소득'은 일정 소득수준 이하(2022년 기준 중위소득 50%, 재산 3억 2600만 원) 가구가 급여(중위소득 85% 대비 가구소득 부족분의 50%)를 받도록 설계됐다. 우파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제기한 부의소득세(NIT,Negative Income Tax)에 착안했다. 우려되는 부분은 안심소득이 NIT 방식을 따라 복지제도를 통폐합하는 경우다.

 

안심소득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생계급여·주거급여)와 기초연금을 비롯하여 서울형기초생활보장제도, 청년수당, 청년월세, 서울형주택바우처 등 현금성 급여 6종에 대해 중복지급을 중단했다. 저소득층 당사자의 소득인정액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서 저소득층의 순손실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시범사업 이후에 사회수당 등 기타 기존 복지제도와의 통폐합을 추진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저보장소득이 필요하다 

 

중위소득 85% 대비 가구소득 부족분의 50%를 지원한다. 본인소득이 전혀 없는 1인가구를 가정하면, 월 82만7000원(중위소득 85% 165만3000원의 50%)을 지원받게 된다. 안심소득이 현행 생계급여(1인기준 58만3444원)보다는 높지만, 중복 현금성 급여뿐만 아니라 사회수당까지 지급중단하면 소득보장액은 빈곤 해소 목표와는 한참 멀어진다.

▲ 1인가구 지원액 예시(2022년 기준, 단위:천원/월). 출처: 서울시 뉴스 2021년 11월 12일 자 '소득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서울시 '안심소득' 내년 시범사업'

 

최저보장소득이 필요하다. 저소득층 소득은 더욱 두텁게 만들고, 기존 복지제도에서 역할이 중첩되는 최소한만 정리하며, 필요한 사회수당과 사회보험은 강화하는 것이다. 복지제도의 구조조정이 아니라, 제도 간 상보성 강화로 사회 안전망을 두텁게 만드는 진보적 제도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빈곤 철폐의 이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2020년부터 복지체제 전반을 두고 백가쟁명이 일었다. 다양한 정책이 토론되었다. 전국민고용보험, 전국민일자리보장제, 기본소득, 안심소득, 최저보장소득 등이 자웅을 겨루었다. 코로나가 창궐하며 초래한 초유의 사회적 위험, 탈산업화와 기후위기 시대, 소득보장 사각지대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선거가 끝났다 하여 미증유의 시대적 흐름도 함께 멈춘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논쟁은 계속되어야 한다. 현시점에서 논점을 더해 발전된 논의를 이끌 필요가 있다. 
 

정치의 기본을 생각한다 

 

진보적인 철학으로 정책과 복지국가 시스템을 빚어내자. 지지자 팬덤에 머무르거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비토에만 머무르면 다시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민심은 지지자와 적대자 너머에 있다. 민심은 지지자 결집을 위한 수사학적 언어가 아니라, 후보가 어떠한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철학을 어떻게 정책으로 구현했으며, 정책을 어떠한 방식으로 설명하는지에 대한, 즉 정치의 '기본'을 원하는 게 아닐까.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의제별 연대 활동을 통해 풀뿌리 시민의 복지 주체 형성을 도모하는 복지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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